인간의 기록하고 보존하려는 욕구는 삶의 풍부함과 복잡함을 이해하고 전달하려는 깊은 내면의 욕구에서 비롯된다. 기록은, 글로 쓰인 기록을 통해서든, 예술적 표현을 통해서든, 구전을 통해서든, 지식과 자신의 존재를 전승하고, 유의미함을 찾으려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다. 오늘날에는, 이용 가능한 수많은 매체와 디지털화로 인해, 개인의 기록을 좀 더 쉽게 남길 수 있게 됐고, 그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사진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은평구 ‘기록관’ 오명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기록관을 창업하시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원래는 뮤직비디오 및 광고, 영상 쪽으로만 일을 진행해왔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아는 형들과 진짜 힘들게 소규모로 촬영을 해오다 보니, 연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촬영, 조명까지 하게 되어 점점 기술적인 부분도 알게 됐습니다.
코로나가 터지고 일이 예전보다 줄다 보니,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직접 뭔가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상은 한번 찍는데 들어가는 공수가 많다 보니, 사진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영상감독과 사진작가를 같이하는 사람은 많이 없기도 하고, 영상이나 사진 중 하나를 전문 분야로 하면서 다른 건 부수적인 부분으로 하는 곳이 많아, 둘 다 전문성을 갖춘 곳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상 및 사진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제 능력을 펼치기 위해, 스튜디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상이든 사진이든 결국엔 기록하는 것이고, 모든 걸 기록해 주겠다는 의미로 스튜디오 이름을 ‘기록관’으로 지었습니다. 체육관, 도서관, 미술관 등 집 관(館)으로 끝나는 곳들의 대표는 관장님인데, 사진관은 작가, 실장으로 불리는 게 재미없어서 ‘기록관’ 관장이라고 정하면 재밌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
Q. 기록관은 어떤 곳 인가요?
A. 일단 ‘기록관’인 만큼 모든 걸 기록해 드립니다.
작은 현장부터 시작했고, 다양한 카테고리의 일을 해왔습니다. 연출뿐만 아니라, 기술 스탭(촬영, 조명, 편집 등)으로도 일해봤고, 필요시, 각 스탭들 섭외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현장이든 맞춤으로 진행이 가능합니다.
Q. 기록관만의 강점 및 특징은 무엇인지요?
A. 기록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피사체, 혹은 클라이언트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 전 소통을 많이 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힘닿는 부분까지는 맞춰드리는 편입니다.
Q. 기록관을 운영하시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 인지요?
A. 영상을 할 때는 몰랐는데,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내가 찍어준 사진으로 앨범 커버를 만든다거나, 프로필 사진을 한다거나 할 때 뭔지 모르게 뿌듯함을 느낍니다. 일단 영상을 찍는 건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고 목적이 있는 사람들만 찍는데, 사진은 일반인들도 많이 찍고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이 일을 선택하길 잘했구나’란 생각이 들게 합니다. 게다가, 영상은 빠르게 소비되고 영상 하나 보려면 노력과 시간이 드는데, 사진은 프로필을 하거나 앨범 커버로 사용하거나 SNS에 게시하기에, 사람들의 반응을 가깝게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Q. 대표님의 향후 포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영상과 사진을 합친 전시를 해보고 싶습니다. SNS 계정도 활발하게 활동해야 하고, 쉬는 날에도 사진을 계속 찍어야 해서 시간이 부족하긴 하지만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시리즈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어렸을 때 아버지가 VHS 비디오카메라로 찍은 걸 몇 년 전에 발견해서 봤는데, 참 좋았습니다. 굳이 SNS에 올리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기록했을 당시의 감정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건 참으로 엄청난 행운인 것 같습니다. 잊고 있었던 옛날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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