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일리

서울 마포구 ‘공상온도’ 함현희 대표 "사라지지 않게 잘 버텨 나가는 독립 문화를 위해"

정세마 | 기사입력 2024/05/09 [08:31]

서울 마포구 ‘공상온도’ 함현희 대표 "사라지지 않게 잘 버텨 나가는 독립 문화를 위해"

정세마 | 입력 : 2024/05/09 [08:31]

 

인디밴드, 자기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기 위하여, 상업적인 대중음악과 달리 독립된 소규모 자본으로 활동하는 밴드를 일컫는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잔나비가 대표적일 것이다. ‘잔나비2012TV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리게 됐다. 이 외에, 우리가 흔히 귀에 익은 인디밴드들은 대다수 TV 프로그램을 통해 노출이 된 극소수의 경우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인디밴드를 접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홍대일 것이다. 하지만 홍대마저도, 인디밴드들이 갈 곳을 잃어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마포구 공상온도함현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서울 마포구 ‘공상온도’ 내부 모습    

 

 

Q. 귀 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신진 아티스트를 포함한 독립, 인디 아티스트들에게는 자신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노출하고 소개할 수 있도록 비교적 벽이 낮은 대안공간과 같은 소규모 공간들이 필요합니다. 저는 공상온도를 운영하기 이전,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동시에 전시와 공연 기획을 함께 해왔습니다. 당시 전시나 공연들을 기획하며, 젊은 아티스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규모 대안공간들이 대부분 홍대 근방에 집중되어 있고 그마저도 많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적은 대안공간들이 *젠트리피케이션과 운영난 등에 의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보며, 이와 같은 공간이 하나라도 더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에 카페와 접목하여 복합문화공간의 형태로 지금의 공상온도20161월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임대료 등의 상승으로 인해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공상온도는 평상시 독서를 하거나 작업을 하기 좋은 차분한 분위기의 디저트 카페로 운영되며, 동시에 독립출판 서점이 함께 상시 운영되고 있습니다. 비정기적이지만 꽤 잦은 횟수로 인디 뮤지션(밴드)들의 공연이 이루어지며, 전시와 북토크, 영화 감상회, 연극, 문화 관련 모임과 세미나 등까지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행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마치 카멜레온과 같은 여러 색을 보여주는 매력이 있는 공간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문화 컨텐츠와 함께 함으로써 독립예술과 인디음악 등이 대중과 더욱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공상온도를 단순히 카페나 북카페 정도로 알고 이용하는 손님들도 꽤 됩니다. 카페로 이용할 때에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로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상온도는 서점과 카페가 한 공간에 존재하는 것일 뿐, 북카페와는 다릅니다. 그럼에도, 벽 한 편을 채운 책들로 인해,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독립출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다가도 흥미를 갖게 되는 경우도 많이 마주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공상온도는 카페와 서점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문화 컨텐츠를 동시에 담고 있어, 독립 또는 인디 예술 문화에 대해 잘 모르거나 접할 기회가 흔치 않던 사람들이 새롭게 알거나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반 카페와는 다소 다른 형태의 운영방식으로, 단순히 카페로만 인식하면 불편한 경험도 있을 수 있지만, 구성된 컨텐츠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여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같은 이유로 공상온도는 다양한 색깔의 많은 아티스트들과 예술을 향유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함께 상생하는 공간입니다.

 

평상시 카페로 운영될 때에도 오랜 시간 머물며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 식사 메뉴를 함께 제공하며, 음료나 식사의 맛 역시 부족함 없이 제공하려 노력한 덕에 맛집으로도 나름 유명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 ‘공상온도’ 공연 모습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이전에는 더 많은 예술 작품을 담고, 더 많은 예술가 그리고 향유자와 함께 하는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많이 이야기하였으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모두가 그렇듯이 참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공상온도또한 2019년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고 바로 이듬해 코로나를 마주하게 된 후, 지난해부터 폐업 위기에 처해 시한부 공상온도라는 이름으로 현 상황에 대해 SNS를 통해 공론화하였습니다.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으로서는 나름의 의미를 갖고 운영되던 공간이기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도와주시어 다행히 작년 한 해를 버텨냈으나 아직 여전히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현재 목표는 잘 버티어내어 자립적으로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함께 버텨내고 있는 만큼, 관심과 사랑으로 모두 이 시기를 잘 버텨내고 이겨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공상온도와 같이 소규모 문화를 담고 있는 공간들과 낯설 수 있을지라도 독립 문화, 인디 문화 등 함께 접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낭만이 있는 컨텐츠들이 많습니다. 많은 관심과 함께 작은 문화들에 함께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