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과 향수는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고안해낸 예술과 과학의 결합이다. 향기는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고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감정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향수는 이러한 향기를 보관하고 휴대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낸 제품이다. 향료는 향수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 중 하나로, 향료의 조합과 농도에 따라 향수의 향기와 향미가 결정된다. 조향은 향수를 만들어내는 예술과 과학의 결합으로, 향료를 조합하여 원하는 향수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향수 공방은 이러한 향과 향수에 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참여자들이 자신만의 향수를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장소로, 향수 제작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용적인 기술을 전수해 준다. 향수 공방은 참여자들에게 향과 향수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제공하며,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해 개성적이고 독특한 향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관련하여 충북 청주시 향수공방‘틈’ 이재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귀 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공방을 운영하기 전, 공무원으로 일할 때, 코로나 담당자였습니다. 그 당시 매일 엄청난 업무 강도에 잠을 못 자는 날이 많았죠. 그러다 여느 때처럼 밤을 새우고 집에 돌아왔는데, 키우던 고양이가 너무도 갑자기 고양이 별로 갔습니다. 그때 맥이 탁 풀리면서 엄청난 자책감과 무력감이 몰려왔던 것 같아요.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제 삶을 한 발짝 물러서서 되돌아보게 됐고, 나를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힘들었던 시기에 느꼈던 감정들이 아이디어가 되어 지금의 향수 공방의 컨셉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쉴 틈을 주세요. tome[틈;]’ 틈은 두 가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띄어쓰기 시, ‘to me’로, 나를 위하고,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와 붙여 쓸 때 ‘tome(틈)’으로 바쁜 일상에 쉴 틈을 주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전쟁 같을 일상을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뒤돌아 보면, ‘나’라는 존재는 없어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그러한 분들에게 잠시나마 바쁜 일상을 멈추고, 나에게 맞는 향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취향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향을 매개로 진정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조향으로 구현할 수 있는 향수, 디퓨저, 룸 스프레이, 캔들, 인센스 등의 제품들을 나의 취향에 맞추어 만들어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클래스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향수를 수제로 만드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에 아니라, 나의 기분과 품격을 높여주는 퍼스널 향수를 만드는 것에 포커싱된 클래스입니다. 나에게 맞는 퍼스널 컬러가 존재하듯, 향도 나에게 맞는 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향수라는 개념 자체가 다르게 다가오고, 나의 컨디션을 위해 얼마나 필요한 요소인지 알게 되실 거예요. 향이라는 것은 무형의 것이지만 오히려 보고, 듣고, 만져지는 그 어떤 것보다 정서를 어루만지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흔히 ‘향수 공방’ 하면, 먼가 도회적이고 세련된 밝은 공간을 떠올리시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 공방 컨셉을 정할 때부터 너무 밝지 않은, 동남아의 어느 작은 요가원이나 카페 같은 차분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습니다. 친자연적이고 쉼이 있는 분위기가 좋았거든요. 이런 저의 컨셉과 분위기를 좋아해 주시고, 다른 공방과 다르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틈’만이 가지는 독특한 분위기가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틈’은 유행에 민감하거나 트렌디한 것과 거리가 멀어요. 아날로그 방식으로 천천히 향의 본질을 느끼는 데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저는 향수 클래스 시간을 잡을 때에도, 타이트하게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굉장히 여유 있게 잡는 편입니다. 향을 알아가며 친해지는 시간이, 개개인마다 많이 다르기 때문이죠. 서두르지 않아요. 그래야 고객분들의 만족도도 높고, 자연스럽게 저의 만족도도 높아지니까요.
조향에 관련된 정보와 도움을 드리는 것 못지않게, 클래스를 진행하는 동안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왠지 향수 공방에는 향수를 좋아하고 명품 향수에 해박한 분들이 오실 것 같지만, 의외로 향에 민감하시고, 향이 강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향수를 만들고 싶어 처음으로 향수를 접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최대한 유쾌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드리고, 향수라는 것에 대해 어렵지 않게 느끼시도록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최종 관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생각지도 않았던 타이밍에, 제가 조향한 제품들이나 브랜드 취지 등을 공감해 주실 때, 큰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틈’은 현재, 가운데 자작나무 중문을 기준으로 무인카페와 향수 공방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제가 공방에서 한창 조향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무인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손님이 공방 문을 빼꼼히 열고는, 향이 너무 좋다며 무슨 향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조향한 향수를 설명해 드렸는데, 바로 향수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향수 클래스로 이어진 적이 있습니다.
또 한 번은, 원데이 클래스 도중, 향수가 너무 맘에 든다며 본인이 현재 하고 계시는 사업을 향으로 브랜딩해 달라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뜻하지 않는 만남 속에서, 잘 몰랐던 분야,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향을 매개로 협업하는 일은 굉장히 흥미롭고 저에게 또 다른 영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소상공인 대표님들의 각각의 브랜드들을 고유의 향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향으로 각인시키는 브랜딩(가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입니다. 어떠한 공간이나 사람, 추억을 떠올릴 때 저절로 같이 떠오르는 향기가 있지 않으신가요? 브랜드에도 그러한 향에 대한 기억을 부여하여 브랜딩하는 서비스입니다.
또한, 저는 처음 ‘틈’이라는 이름을 구상할 때부터 공방과 클래스에 국한시키지 않고,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그 계획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풀어갈 생각입니다. 조만간 스마트 스토어를 오픈하여, 제가 조향한 틈의 향수 등 향 관련 제품 브랜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더 많은 분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고자, 공방 확장 이전 계획도 진행 중입니다. 공방은 저에게는 작업실이자 놀이터이기도 해요. 제가 좋아하는 작업을 할 때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에게 영감을 주는 매개물을 통한 작업들로, 진정성 있고 행복을 주는 소통을 고객들과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이 세상에서 나보다 소중한 존재가 있을까요? 눈으로 보기에는 매일매일이 똑같은 세상이지만, 나의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졌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소중한 나를 위해, 번아웃으로 컨디션이 바닥나기 전에, 한 번씩 잠시라도 쉬어가시며 나를 챙기시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지친 나를 위로할 때 향은 더없이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향수 공방 ‘틈’에 오셔서 차분하게 향으로 힐링하시며 진정한 나를 발견하시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도 저는 지치고 힘들 때 명상이나 가벼운 요가, 산책이나 독서 등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다들 힘들고 바쁜 일상이지만, 나에게 쉴 틈을 주세요! ‘tome[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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