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처럼 차분한 손길이 빚어내는 예술, 손뜨개이다. 화려한 디지털 시대 속에서, 손뜨개는 아날로그의 따뜻함을 간직한 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정성을 다해 하나하나 엮어낸 실타래는 그 자체로 이야기의 한 페이지가 된다. 공방 안으로 들어서면, 색색의 실과 다양한 패턴들이 눈을 사로잡고, 고요한 집중 속에서 들리는 바늘 소리는 마치 잔잔한 음악처럼 들린다. 손뜨개 공방에서 손뜨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잊고 지냈던 소소한 행복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인천 서구 ‘뜨개하나’ 김승연 대표와 김진숙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뜨개하나의 창업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누구나 그렇듯 매일의 긴장감 속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퇴사를 하고, 우연한 기회에 손뜨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뜨개는 이런 복잡한 마음을 정리해 주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제가 손뜨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입니다.
과거 어머니들이 집에서 가족을 위해 뜨개로 한 땀 한 땀 옷이나 모자 등을 만들어 주시던 것이, 시대가 변하면서 손뜨개 시장도 변해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손뜨개는, 작품을 만들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다가가 공통된 주제로 공감을 만들어내는 취미이면서, 한 분야의 문화활동이 되었습니다.
손뜨개는 긴장의 연속인 사회적 환경 속에서 바늘 하나, 실 한 타래로도 자신만의 만족과 힐링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아이템입니다. ‘뜨개하나’는 핵가족이 늘어나는 사회적 추세와 경제 불황으로 현실적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손뜨개로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그 속에서 힐링할 수 있게 만들자’라는 취지로 2020년 10월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뜨개하나는 어떤 곳 인가요?
A. ‘뜨개하나’의 인테리어 소품, 인형, 의류, 가방 등의 완제품은 스마트 스토어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주문 제작도 가능합니다.
찾아오는 분들께는 회원제로 운영되며,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와 토요일 오후 2시에는 티칭 뜨개 시간을 개설하여 입문과정, 초급과정, 중급과정 등 과정별 뜨개 교육을 누구나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인천 서구 지역의 청년세대(1939)들에게는 1개월 무료 교육을 재능기부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는 자유 뜨개 시간을 개설하여 주변의 뜨개 하시는 분들의 소모임 장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무료 도안과 무료 동영상도 제공하고 있어서 영상을 통해서도 뜨개를 배우실 수 있습니다.
Q. 뜨개하나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뜨개하나’의 제품에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새로운 취미활동을 시작할 때는 누구나 각자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제가 잠시 일하던 카페에 손뜨개로 장미꽃 화분을 떠서 테이블에 장식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저씨 한 분이 조용히 다가와, 뜨개로 떠진 장미꽃 한 송이를 보고 있자니 힐링이 되어 나도 모르게 눈물을 나더라는 말씀을 하시며 뜨개를 배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공황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어 힘들어하셨던 어머니 한 분은, 뜨개와 함께 안정감과 성취감을 느껴 불안감을 이겨냈다며 웃어 보이셨습니다. 심리적 압박감과 좌절감을 느낄 때, 작은 인형을 뜨면서 묘한 행복감과 자존감이 생겼다고 하는 청년도 있었습니다. 이런 각자의 스토리들이 모여 디자인되고 만들어진 것이 ‘뜨개하나’ 제품의 특징입니다.
‘뜨개하나’의 제품은 다양합니다. 인천 소재의 초등학교 저학년 핑거 니팅 수업과 고학년의 코바늘 협업 수업을 진행하였고, 서울 송파구 소재의 자치센터에서 성인 대상으로 뜨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학교에서의 창체(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이나 사회인들의 소모임 문화 활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원데이 혹은 주간, 월간 수업 과정에 대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10대부터 3040세대까지의 연령층에서 많이 선호하는 블랭킷, 액자 등 인테리어 소품 및 의류, 가방, 모자, 키링 등의 제품 도안과 수업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고객들의 니즈에 맞추면서 스토리에 디자인을 입히다 보니 한 가지 종류에 국한될 수 없기 때문에 느림보 사장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지만, 5년이라는 시간 동안 100여 종 이상의 뜨개 제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무엇을 뜨고 싶다면 그것은 곧 저희 제품이 됩니다.
‘뜨개하나’의 제품은 정직합니다. 뜨개를 하다 보면, 털실로 인한 가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 제품은 대부분이 국내산 실로 제작된 것으로 사용하여, 알러지 등의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형에 사용되는 솜도 항균 솜을 사용하고, 꼼꼼하게 마무리하여 물세탁이나 기계세탁이 가능하기에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뜨개하나’의 제품에는 음양오행이 있습니다. 손뜨개는 실로 뜨는 것입니다. 뜨개 실의 특징 중 하나는 색의 다양성입니다. 특히 12간지 인형은, 제작할 때 띠 동물별로 상징되는 색과 부족한 오행을 채워주는 색의 실로 제작되어, 간지 인형을 떠서 지니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과 마음 다스림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시면 뜨개 주문 제작 과정에서 명리학적 해석을 입혀드리기도 합니다.
Q. 뜨개하나를 운영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청소년 쉼터에 뜨개 재능기부 수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있는 청소년들이, 뜨개로 모티브를 떠서 무릎담요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데면데면하던 학생들이 뜨개를 뜨면서 서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뜨개가 참 좋은 매개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제가 있는 지역의 청년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서울 북촌의 램아틀리에와 협업하여 만든 크로셰 아플리케 스웻셔츠는 젊은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최근 본인의 옷에 뜨개로 와팬 형태의 모티브를 떠서 장식하는 유행을 보면 선구자적 디자인이라는 자부심이 듭니다.
공방에서 이루어진 뜨개 수업에 부모님이 자녀와 함께 오시기도 하고, 연인끼리 와서 원데이 수업을 받으며 사이좋게 캐릭터 인형이나 소품을 떠서 가져가실 때는 오프라인 수업의 기쁨을 느낍니다.
또한, 젊은 주부나 청년들 중에는 부업이나 창업의 목적으로 뜨개를 배우러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부업이나 창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드릴 때는 정말 행복합니다.
Q. 앞으로 뜨개하나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요?
A. 뜨개는 배우기가 어렵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뜨개하나’는 쉽게 배우면서 간단하게 뜰 수 있지만 예쁜, 그런 제품에 대한 도안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입니다. 뜨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개인이든 소모임이든 단체든 누구나 배울 수 있고 참여할 수 있으며, 연령에 맞는 뜨개 수업 과정을 세분화해 제공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취미활동, 부업, 창업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뜨개 아이템을 개발하고 완제품화하는 것입니다. 뜨개 하는데 필요한 뜨개 실과 부자재 등 재료 구입이 용이하도록 DIY 패키지 상품에 대한 개발도 병행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뜨개하나’는 손뜨개 시장에서 롱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자유롭게 전할 말
A. 문의 전화 중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뜨개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배울 수 있을까요?”입니다. 저의 대답은 “물론입니다.”입니다. ‘뜨개를 뜰 수 있는가, 없는가.’보다는, ‘뜨개를 잘 뜨는가, 못 뜨는가.’보다는, 뜨개는 여러분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줄 수 있는 가장 실속 있는 취미활동 중에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고민하지 마시고 예쁜 뜨개 제품이 가지고 싶다면 바로 지금 도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CEO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