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奚琴)은 한국 전통 악기 중 하나로, 두 개의 현이 있는 활로 연주하는 현악기다. 해금은 고려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궁중 음악과 민속 음악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해금병창(奚琴倂唱)은 해금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노래를 부르는 것을 말한다. 병창은 악기와 창을 함께 연주하는 형태로, 판소리 가운데 한 대목이나 단가, 잡가, 민요, 시조 등을 악기 연주에 얹어 부르는 연주 방식이다. 해금병창은 해금의 청아하고 애잔한 소리와 함께 가사의 내용을 전달하는데, 이는 감정을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예술 형태다. 해금병창은 주로 전통 국악 공연에서 볼 수 있으며, 연주자의 뛰어난 음악적 감각과 기술이 요구된다.
재즈해금은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재즈 색소포니스트와 같이 해금을 통해 재즈의 즉흥적이고 복잡한 화음과 리듬을 연주하는 것이다. 최근 재즈 형식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국악 선율, 리듬을 연주하는 '국악 재즈'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 표현을 넓혀가고 있다. 재즈 해금 연주자들은 해금을 통해 재즈의 복잡한 화음과 리듬을 소화하며, 즉흥 연주를 통해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낸다.
해금병창과 재즈해금 모두 해금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음악적 시도이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 음악과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이들은, 해금이 가진 매력을 더욱 널리 알리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하남시 ‘해금 소리의 다방’ 금모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귀 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저는 해금병창 연주자 겸 작곡가이자 국악재즈 음악이론 연구가(국악재즈협회장)로 활동하고 있는 ‘금모래’입니다. ‘해금 소리의 다방’은 제 작업실이자 아마추어 해금 연주단 ‘재즈해금’의 공간입니다.
해금을 애정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매주 차를 마시며 해금 소리를 나누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사랑방이 되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그래서 ‘해금 소리의 다방’이라는 공간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해금 연주자들을 양성하는 공간이며, 매년 함께 공연을 만들어나가면서 평생 해금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마추어 해금 연주단 ‘재즈해금’ 그리고 ‘해금 소리의 다방’의 설립 취지입니다.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5호선 ‘미사역’ 인근 ‘해금 소리의 다방’에서 아마추어 해금 연주단 ‘재즈 해금’ 동호회가 운영됩니다. 각 그룹당 2시간씩 진행되며, 커리큘럼은 해금 하농 기초(30분), 전통 곡(40분), 재즈 팝(40분)입니다.
매년 상반기 하반기 발표회를 진행하며, 영상 및 음원을 발표합니다. 그 외에도 아마추어 연주단으로서 연주 활동도 진행합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해금을 실용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연구합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해금을 너무 사랑해서 간절하게 연주자가 되길 바라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재즈와 국악을 이론적으로 접목한 음악 활동과 더불어 소수의 해금 연주자 중 한 명으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정이 정해지지 않은 해금으로 재즈를 연주하려고 할 때, 어떤 방법으로 정확한 음정과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연구를 했습니다. 이는 노래를 부르며 동시에 정확한 음정으로 해금을 연주할 수 있게 한 초석이었습니다. 이 노하우를 알려드리니, 보다 편안하게 소리를 내고 나아가 감정을 녹여내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해금인들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해금을 평생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아마추어 해금 연주단 ‘재즈해금’에는 해금을 막 시작한 분들뿐 아니라 10~30년 전에 해금을 배우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곳의 해금인들은 해금 공연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모인 분들입니다. 함께 해금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와 조건을 만들어 드리고자 한 단계, 한 단계 성장 중입니다.
취미생이 아닌 같은 연주자로서 음악적 표현을 공유합니다. 취미생이라는 틀에 갇혀 버린다면, 기초적인 부분이나 음악적인 표현을 간과하고 넘어가는 일이 생깁니다. 같은 연주자로 성장해 나간다는 마음으로 함께 기초적인 부분을 게을리하지 않고, 음악적인 표현을 함께 공유해나가고 있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최종 관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6개월도 안 배운 학생이 큰 무대에 올라간 일이 가장 먼저 기억에 떠오릅니다. 해금을 배운지 4개월 차 된 개인 수강생분이 ‘해금 경연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하게 되셨습니다. 이 계기로 큰 무대에 서서 재즈밴드와 함께 멋진 무대를 만드셨습니다. 개인 레슨을 받으시면서도 가능하신 시간에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고 계시며, 이후에 아마추어 연주단 공연에서도 함께 그 실력을 뽐내주고 계십니다. 요즘은 산조에 푹 빠지신 모습이 저를 풍요롭게 해주고 계십니다.
악기를 아주 오래전에 배웠지만 다시 꺼낼 수 있는 계기를 수강생분에게 심어드렸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악기를 처음 배웠던 것은 아주 오래전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배움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며, 혼자서 해금을 즐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 동호회를 알게 되고 함께 활동함으로써, 어딘가에 적을 두고 해금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하셨습니다. 저희의 활동이 든든한 집이 되어드릴 수 있어서 저 또한 행복했습니다.
악기를 배우며 삶이 풍요로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뿌듯했습니다. 이 동호회를 만들며 특히 전업주부 회원분들에게 이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해금을 배워나가며 매주 작은 성취가 쌓여,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매주 이 시간들이 삶에 활력이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제 삶에도 행복한 일 중 하나는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함께 풍요로운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지칠 일도 없게 되었습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아마추어 해금 연주단 ‘재즈해금’의 공연 활동 폭을 넓히고자 합니다. 매년, 공연뿐 아니라 앨범 작업을 통해 연주단만의 음악을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초보자도 숙련자도 모두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을 편곡하여 앨범을 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금병창 연주단 양성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음악적인 표현을 위해 마음속으로 노래를 하며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육성으로 노래를 함께 하기도 합니다. 몇몇 분들은 소리 내어 노래하며 동시에 해금을 연주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해금병창 아닐까요? 해금병창을 하는 연주자 자체가 국악인 안에서도 극히 드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해금병창에 도전한 연주자들을 양성하고자 합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감정을 악기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생각보다 멀리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감정을 말로 하지 않아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느껴본 개운함의 또 다른 차원이 펼쳐질 것입니다. 해금은 참으로 소리내기 어려운 악기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원시적인 악기이기에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너무도 자유롭습니다.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여유 있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여유로운 마음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마음의 여유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모두가 마음에 여유를 두는 삶을 지켜나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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