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일리

서울 영등포구 오뚜기직업재활센터 황철희 시설장 “더불어 살아가는 일터를 구현”

이윤지 | 기사입력 2024/08/22 [15:55]

서울 영등포구 오뚜기직업재활센터 황철희 시설장 “더불어 살아가는 일터를 구현”

이윤지 | 입력 : 2024/08/22 [15:55]

 

직업재활센터에서는 장애인들이 적합한 직업을 찾고, 이를 통해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주로 직업 훈련과 교육, 작업 환경 조성, 직무 배치 및 취업 알선 등을 진행하며, 장애인의 직업적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작업 환경을 조정하고,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관련하여 오뚜기직업재활센터 황철희 시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오뚜기직업재활센터 황철희 시설장    

 

  

Q. 귀 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본 센터의 법인인 사)한국뇌성마비복지회는 1978년 창립 이후, 뇌성마비장애인의 건전한 육성과 재활, 복지와 권익 증진을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우리는 뇌성마비장애인들의 자립 의욕과 능력을 높이고, 가족과 사회의 올바른 인식을 정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그동안 의료재활과 교육재활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직업적 중증 장애로 분류되는 뇌성마비장애인을 위한 특화된 직업재활 프로그램은 부족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411월에 민간 후원금으로 국내 유일의 뇌성마비장애인 전문 직업재활시설인 오뚜기직업재활센터를 설립하였습니다. 뇌성마비장애인들의 직업 재활을 지원하며, 이들의 사회적 자립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인이 특별히 준비된 작업환경에서 직업훈련과 직업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직업재활시설입니다. 전자제품 임가공 사업에서는 2014년부터 차량용 블랙박스 등 전자제품을 생산해 왔으며, 2016년부터는 타이머형 자동 가스차단기를 자체 생산하여 중증장애인 생산품 생산시설로 인증받았고, 현재는 전자서명처리기와 신용카드 단말기 등 임가공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소독, 방역 사업은 중증장애인 생산품으로 인증받아 법정의무 소독과 살균 소독을 진행하며, 전문 교육을 이수한 직원들이 모든 공간에 방역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등포에서 유일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로서 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향 사업은 2022년 시작된 사업으로, 레진스톤 디퓨저 등 다양한 방향제 제품을 출시하였으며, ‘시의향[]’ 브랜드를 통해 뇌성마비 시인의 시를 디자인화하여 임금 증대와 직업생활 유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오뚜기직업재활센터는 오뚜기와는 관련이 없으며, 법인은 한국뇌성마비복지회입니다. 센터 이름이 오뚜기인 이유는, 많은 뇌성마비인들이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장애인 근로자들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단순 임가공을 통한 수익구조로 인해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고, 원청업체의 경영 환경에 종속되어 운영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희 센터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제품 조립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은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뇌성마비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또한, 소독, 방역 및 조향 사업(디퓨저) 분야에서도 보건복지부 중증장애인 생산품 인증을 받아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는 장애인 근로자와 함께 노사협의회와 고충처리위원회를 운영하며, 나들이 계획과 송년회 준비 등 센터 운영 전반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각 층의 임가공 관리 운영자는 장애인 당사자로 두어 인권 친화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최종 관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20245, 뇌성마비장애 시인들의 시와 향을 결합한 '시의 향()' 샤쉐디퓨저를 개발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제품은 시인들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향후 판매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려는 최초의 시도입니다. 또한, 제품 제작에 참여한 뇌성마비인 근로자들은 새로운 일거리를 통해 임금이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사업이 시인들에게 마음의 위로와 경제적 자립을, 근로자들에게는 임금 상승을 가져오길 바라며, 이러한 성과에 대해 칭찬받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 오뚜기직업재활센터 시의향[香] 브랜드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2024년은 센터의 설립 10주년입니다. 향후 목표로는, 첫째, 뇌성마비장애인 특화 작업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둘째, 임가공 사업의 안정화를 위해 거래 업체들과 상호 윈-윈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셋째, 디퓨저 및 방역사업 등 신규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하여 사업을 활성화하겠습니다. 넷째, ESG 경영 체계를 도입하여 환경적, 사회적 기여와 투명한 지배구조를 실현하겠습니다. 다섯째, 동료의식을 기반으로 한 인권적 의사소통 구조를 구축하여 존중의 문화를 일상화하겠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중증장애인 생산품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만들어낸 특별한 제품입니다. 이러한 제품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고, 장애인의 일자리와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러분의 구매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소중한 중증장애인 생산품에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