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문학회(회장 양채승 시인) 중심으로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송기숙 ‘녹두장군’ 읽기 모임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발단은 작년 12월이다. 송기숙 1주기 추모식을 마치고 몇 사람이 모였다. 송기숙 선생을 기리는 한 방법으로 그의 대하소설 ‘녹두장군’을 함께 낭독해 보자고 이대흠 시인이 제안했다.
이 시인의 말에 동의한 사람들이 지난 12월부터 12권짜리 ‘녹두장군’을 들고 만났다. 장흥문학회의 양채승 시인, 마형기 시인, 신현미 회원, 성은정 회원 등이 주축이 되고, 이대흠 시인과 송기숙 연구자로 널리 알려진 조은숙 교수(전남대) 등이 거의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낭독회는 금요일 저녁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진행된다. 명절에도 빠지지 않고 읽기 모임을 지속했다. 현재 전 12권 중에서 7권을 읽고 있다.
양채승 회장은 “이 속도로라면 내년 중반쯤이면 끝날 것 같다. 무언가를 매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결석을 거의 하지 않고 꾸준히 참여하는 분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매주 한 시간 반씩은 송기숙 선생을 생각하는 셈이므로, 이러한 형태는 한 사람을 기리는 좋은 방식이라 본다”고 말했다.
송기숙 ‘녹두장군’ 읽기 모임에서는 책 속의 배경을 직접 가보자는 취지로 지난 10월 29일에는 화순 운주사 및 중장터를 비롯한 녹두장군의 배경지를 답사하기도 하였다. 거기에서 조은숙 교수의 세세한 설명을 들으며 선생의 발자취를 다시금 되새겼다.
신현미 회원은 “걷고 있는 이 길을 선생님도 똑같이 걸었으리라 생각하니, 단풍에도 선생님이 마음이 배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생의 제자이기도 했던 조은숙 교수는 “지금도 선생님이 보고 계신 것만 같고, 금방이라도 어깨를 칠 것만 같다”며 전했다. 장흥문학회는 송기숙 ‘녹두장군’ 완독 모임을 지속하면서 한편으로는 조만간 발간될 ‘장흥문학’ 13호 특집으로 ‘송기숙’을 준비했다. 특집 원고는 염무웅(전 영남대 교수), 오수성(전 전남대 교수), 임환모(전남대 교수), 이대흠(시인), 조은숙(전남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고 송기숙(1935~2021) 선생은 전라도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5.18과 관련하여 중심 인물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 이름이 송기숙이다. 송기숙은 리얼리즘 문학의 최고봉이자, 이 나라의 민주화에 앞장선 사회운동가이자 민중 중심 역사 연구에 지대한 공적을 남긴 인물로 기록되었다.
소설가라고만 불리면 서운하고, 사회운동가로만 칭하면 한가지 공적만 본 견해이다. 문학적으로도 대단한 업적을 남겼고, 광주 전남의 현대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어 간다.
그가 품고자 했던 세상이 크고 따뜻했던 만큼 그를 기리는 사람들도 많다. 송기숙 기념사업회가 꾸려졌고,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송기숙를 추모하는 특별한 방식을 택한 사람들이 있다.
송기숙 선생은 장흥군 용산면에서 출생하여 전남대학교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66년 단편소설 <대리복무>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녹두장군>을 비롯하여 <암태도>,<파랑새>,<개는 왜 짓는가>,<오월의 미소> 등 수 많은 작품을 남기고 숙환으로 2021년 향년 86세로 별세하였다.
장흥문학회 양채승 회장은 “한국 문단의 거성이었던 송기숙 작가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많은이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기숙 ‘녹두장군’ 완독 모임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 화상회의 프로그램에서 진행되며, 초대(문의: 장흥문학회)를 받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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