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전문 갤러리는 유리라는 매체를 통해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독특한 공간으로, 유리를 단순한 재료가 아닌 예술적 표현의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하는 작품들이 전시되는 갤러리이다. 이 갤러리는 유리의 투명함과 광택, 빛에 반응하는 성질을 최대한 살려, 유리 공예와 유리 조각, 유리 설치 미술 등 다양한 형태의 유리 작품들을 선보인다.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유리 전문 갤러리는 전통적인 유리 공예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미적 감각을 더한 혁신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며, 유리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양평군 ‘플로우’ 이지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유리공예를 시작하면서 작품을 모아두고 전시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만든 작품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마치 역사처럼 전시하며, 이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리공예를 하는 지인들과 함께 전시도 해보고 싶었고, 유명한 작가들을 초청해 워크숍을 열어보는 아이디어도 떠올랐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점차 본격적인 전시 기획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저는 더 큰 비전을 갖게 되었고, 유리 전문 갤러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자 하는 결심을 했습니다. 특히, 실력 있는 유리 작가님들이 함께 힘을 실어주고 있어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이 공간을 더욱 열정적으로 운영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당 갤러리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유리공예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전시는 평소 상설전시로 주로 제 작품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약 3개월에 한 번씩 특별한 주제를 설정하여 단체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리공예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단체 체험 프로그램은 스테인드글라스, 모자이크 등을 포함하여, 10명에서 20명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합니다. 중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가족 단위나 친구들, 학생들이 함께 유리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규 수업은 홍익대학교에서 강의 중인 조현영 작가님의 램프워킹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수업은 초급부터 중급, 고급, 작품 연구반까지 다양한 수준에 맞춰 진행되어, 수강생들이 각자의 실력에 맞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올해 진행된 워크숍은 특히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조현영 작가님과 박영호 작가님의 콜라보레이션 워크숍으로, 국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내용의 수업이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유리공예 전공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으며, 참여자들에게 깊이 있는 학습과 창작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전시와 체험, 수업 프로그램을 통해 유리공예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널리 알리며, 앞으로도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국내에서 Lampworking으로 잘 알려진 Flameworking 기법은 유리봉이나 유리 튜브를 2500도에 달하는 산소 토치에서 녹여 부드럽게 만들고, 이를 원하는 형태로 성형하여 다양한 오브제를 창조하는 독특한 유리공예 기법입니다. 이 기법은 유리공예의 여러 가지 방식 중에서 세밀한 조형과 정교한 작업이 요구되는 기법으로, 우리는 Flameworking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으며, 국내 손꼽히는 Flameworking 유리 작가님들이 진행하는 정규 수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실력 있는 Flameworking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정기적인 단체 전시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시된 ‘Flameworkers’ 4인展은 Flameworking 기법을 다루는 대표적인 전시로, 홍익대학교에서 강의 중인 조현영 작가님, 남서울대학교에서 강의 중인 김성현 작가님, 공예트렌드페어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해외 전시도 활발히 진행 중인 박영호 작가님과 함께한 의미 깊은 전시였습니다.
앞으로도 국내에서 보기 힘든 흥미로운 주제의 유리 전시를 기획할 예정입니다. 특히, 내년 3월에는 Flameworking 기법을 활용한 글라스 아트 주얼리 단체 전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6월에는 Flameworking과 Fusing(판유리 가마 작업) 기법을 결합한 Tableware 단체 전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크리스마스와 샹들리에 등 이색적인 주제를 다룬 유리 전시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이번 11월 전시는 국내에서 Flameworking 기법으로 손꼽히는 작가들과 함께한 단체 전시였기에,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들과 함께 전시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더욱 열정적으로 유리공예의 세계를 넓혀가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또한, 작년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기획했던 유리 전시에서, 어르신들이 유리 작품에 대한 진심 어린 반응을 보내주셨습니다. 순수한 동심으로 아이처럼 기뻐하시고, 예쁘다고 칭찬해 주시는 모습에서 유리 작품이 단순한 예술을 넘어 사람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자가용이 없으면 오기 힘든 우리 갤러리까지 걸어온 학생이었습니다. 먼 거리를 걸어서라도 전시를 보고 싶다는 그 학생의 열정이 너무 인상 깊었고, 그런 작은 순간들이 유리공예와 전시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제가 목표로 삼고 있는 가장 큰 부분은 Flameworking 기법을 국내에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와 같은 기회를 통해 Flameworking을 다루는 국내 실력 있는 작가들을 모아 정기적인 전시를 이어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독특한 기법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또한, Blowing, Fusing 등 다른 유리 기법을 다루는 작가들과의 협업 전시를 기획함으로써, 다양한 유리공예의 매력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런 전시들을 통해 국내 유리 작가들의 입지를 더욱 넓히고, 그들의 작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도록 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리공예가 단순히 예술을 넘어서, 다양한 기법과 창작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힘을 가진 분야임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국내에서 유리 작업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Flameworking 기법을 다루는 작가들은 극히 드물어, 그만큼 이 분야의 작업은 매우 어려운 과정과 도전이 요구됩니다. 뜨거운 불길 앞에서 몇 시간씩 유리를 다루며, 저온화상을 입기도 하고, 어깨와 손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작업을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 작가들은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산 유리 제품들이 시중에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보급되고 있는데, 그중 많은 제품들이 국내 유리 작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베낀 것입니다. 이런 제품들은 아무렇지 않게 판매되지만, 저작권 침해에 대해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유리 작가들이 작업하는 과정을 직접 본다면, 그들의 작품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는 종종 간과되고, 저렴하게 유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라도 유리 작품을 마주한다면, 그 작품이 깨지기 쉬운 유리라는 이유로 가치를 폄하하기보다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유리 작가들이 힘들게 만든 희귀하고 연약한 아름다움을 인정해 주었으면 합니다. 유리 작품이 지닌 고유한 가치는 단지 그 물리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그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과정 속에 담긴 시간이기도 하므로,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