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자기는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종주국이었던 중국조차 감탄할 정도로 그 품질과 아름다움이 뛰어나다. 토기에서 시작된 점토를 이용한 그릇의 형태들은 점차 기술이 발달하며 삼국시대에 이르러 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8세기 후반부터 민화의 유행과 더불어 도자기에도 민화가 그려지기 시작했고,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 백자는 지방민들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금, 우리 실생활에 많이 사용되는 자기를 보고 있자면, 일관되게 찍어낸 패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찾아, 민화를 품은 도자기에 담아내고 있는 곳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서초구 방배동 ‘다해도예’ 김미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귀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다해(茶該)’ 도예는, 도자기에 민화, 단청, 풍속화 전통 문양을 주제로, 오방색을 바탕으로 하여 전통적인 민화 기법에 화려함과 현대적 감각을 더하였습니다. 단아한 아름다움과 소망, 그리고 염원을 담아 한국의 미(美)를 실생활 자기에 표현하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공방입니다.
차(다도)의 세계에는 일기일회라(一期一會)는 말이 있는데, 인생에서 단 한 번 만나는 인연이라는 뜻입니다. 하얀 백자 위에 민화 작업을 한다는 것이 생애에서 한 번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순간순간이 너무 감사하고 소중합니다.
어느 순간 제게 다가온 도자기 민화의 매력에 빠져 2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걸어왔습니다. 도자기 민화의 강렬한 매력과 몰두하는 시간 동안의 섬세함이, 가마 문을 열 때마다 저를 설레게 하고, 그러한 마음으로 인해 도자기 민화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만의 예술 세계입니다.
한국인의 혼이 담겨 있는 민화를 도자기에 표현함으로써, 그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색과 선과 조형물로 입체감을 주며, 도자기 민화를 주제로 한 작품 활동 중입니다.
Q. 귀사의 주요 서비스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1:1 수업이나 단체수업으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인 클래스에서는, 핸드빌딩 기법으로 흙과 함께 예쁜 도자기를 만들며, 프렌치 스타일과 ‘다해 공방’에서 제작한 색 소지를(다양한 색깔 흙) 활용한 오브제와 식기를 제작하며 나를 위한 힐링 시간을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커플들의 즐거운 데이트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부모님과 함께 체험하므로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고, 만든 작품들을 식탁이나 장식장 집안 곳곳에서 사용하며 뿌듯한 활동이 됩니다.
초벌 기물에 민화를 주제로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핸드페인팅 수업 또한 진행됩니다. 만들어진 기물은 일주일 정도 말리고, 초벌 시 850゚c 구워서 안료로 된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유약을 발라 1250゚c 재벌 소성 후 멋진 작품으로 탄생시킵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부드러운 흙을 만지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도예 수업을 통해 흙의 보드라운 감촉을 느끼고 즐기며, 그 과정 속에서 여러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로, 흙을 자르고, 주무르고, 붙이고, 형태를 만드는 감각을 기를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아동기 소 근육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로는,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적 안정감에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흙의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통해 감수성 발달이 이뤄지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아이들 눈높이에 수업 진행으로 편안하게 대화하여, 힘든 감정과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므로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다음으로, 다양한 주제의 커리큘럼으로 같은 주제라도 만드는 과정에 독특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완성되며 상상해서 흙을 만지다 보면 자연스러운 두뇌 계발과 창의력이 쑥쑥 늘게 된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산만한 아이들도 차분하게 집중하고 흙과 교감하며 자연스럽게 인내심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자존감과 자신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어려운 작품을 완성 시키고 작품을 받았을 때, 만족감이 높아집니다. 그로 인해 자신감이 생기고 자존감이 높아지며, 손으로 하는 작업을 통해 성취감 또한 키울 수 있습니다. 놀이처럼 미술 활동을 하며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도자기에 민화를 그리는 물감 작업이 매우 힘들고 정교하고 까다로운데요, 결과물을 내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고 내공과 끈기가 많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림 작업을 한 뒤, 가마에서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입니다. 가마에서 깨지거나 금이 가거나 1250도에서 나온 색이 생각과 다를 때 매우 힘든데, 지난번 개인전을 하면서 모든 분들이 “작품이 멋지고 대단하다.”라고 해주시거나 외국 분들이 “very pretty”라고 쓰고 가실 때, 우리 수강생 아이들이 “선생님!!! 너무 멋있어요.” 할 때, 민화 작업을 포기하지 않고 20년을 묵묵히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도자기 민화 작가로서는, 뜻과 의미가 있는 민화를 접목시킨 그릇들이 많은 대중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알리고, 생활 자기인 도자기 민화를 국내에 국한하는 게 아닌 세계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좋은 작품에 집중하려 합니다. 또한, 질 좋은 커리큘럼으로 더 많은 아이들과 소통하고, 우리의 문화인 민화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가르치고 노력하고 싶습니다.
Q. 독자에게 전할 말
A. 저는 아이들을 너무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흙을 많이 만지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도예 수업을 할 때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길에 다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흙을 한 번이라도 만져 보게 하고 싶어요.
아이들은 말합니다. “선생님! 흙냄새가 좋아요! 흙을 만지니까 기분이 좋아지고 힐링이 돼요.”라고 합니다. 아이들도, 성인들도, 너무 좋다고 하지요. 저도 마음이 힘들 때는 그림을 그리기보단 흙을 만지는 작업을 합니다. 공부만 하는 아이들 가끔이라도 흙을 만질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Q. 기타
A. 그림을 전공하지 않고 많은 자료를 찾고 접하면서 터득하며, 수없이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기를 반복하며 독학하였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홀로 헤쳐나갔고, 나만의 독자적인 길과 색깔이 있는 도자기 민화 작가입니다. 도자기 민화는 제 인생을 빛내주며, 제 모든 것과 같은 존재입니다.
요즘 민화가 대중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민화는 조선 시대 서민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의 우러난 정서와 감정이 모두 표출된 이야기를 담은 그림입니다.
인간 삶에 행복 추구에 대한 소망, 내재된 염원, 상징, 화합, 넘치는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거짓 없는 진솔한 민화를 도자기에 표현하였으며, 전통문화에 애착을 가지고 우리의 것,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소박한 마음으로 작업 중입니다.
2023년 (사) 서화협회가 주최하는 제45회 RCAF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추천 작가로 활동 중이며, 제21회 전국 민화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민수회 이사로 활동 중입니다. 다수의 공모전에서 큰 상들을 수상하였고, 2022 민화(民畵)를 품은 도자기(북촌 한옥청)에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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