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 수거함에 ‘둔’, 누군가는 ‘버린’ 옷들의 5%만이 빈티지 샵에서 거래된다. 나머지 95%는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들 나라의 시장에 매주 1500만 개의 헌 옷이 들어오고, 그중 쓰레기가 절반이 넘는다. 그런 식으로 팔리지 않는 ‘옷’은 그 나라에서조차 쓰레기로 버려지는데, 지역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어 강에 버려지거나 불태워지며 극심한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눈앞에 닥쳐온 환경 위기가 대두되며,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헌 옷 수거함에 무작정 버려지는 의류 제품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걸까? 자신만의 디자인을 찾기 위한 패션의 목적으로 행해질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의류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소잉 디자인(Sewing Design)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은평구 갈현동 ‘옷을,담다’공방 허선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귀 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고, 흔한 경력단절 여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도 재봉은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취미생활로 해 오던 중, 어느 순간 집에서 펼쳐놓고 하는 게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됐을 때, 아는 언니와 생활비 조금 아껴서 학교 앞에 우리만의 놀이터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작은 공방을 얻게 됐습니다. 미싱부터 시작해서 다리미, 책상, 의자까지 들고 내려오니, 진짜 나만의 놀이터가 생긴 거죠.
옷을 만들어서 벽에 걸어놓고, 공방 안에서 사부작사부작 무언가를 하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어와서는 ‘여기 뭐 하는 데냐’고 물어보고, ‘만들어진 옷을 팔아라’, ‘나도 옷 만드는 거 좀 가르쳐 줄 수 없겠냐’ 이런 식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자격 취득을 위해선 한국 소잉 산업 진흥원이 인증한 인증 공방에서 자격 취득을 위한 수업을 이수하셔야 합니다. 소잉 디자이너의 소잉이란 바느질, 재봉을 뜻하는 단어고요, 거기에 이제 디자이너라는 단어를 결합시킨 새로운 직업군입니다. 소잉 디자이너 자격증은 NCS ( 국가직무능력표준 ) 체계에 맞춰 2급, 1급, 지도사 과정으로 나눠져 있고, 자격 취득 후 공방 창업이나 전문강사로 활동하실 수 있습니다. **패브릭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재봉이라는 기술력을 결합시켜 제품을 만든 후 온, 오프라인으로도 판매하는 새로운 직업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소잉 디자이너(Sewing Designer): 재봉 분야 전문 디자이너 **패브릭(fabric): 직물- 헝겊, 천 등 실을 교차하여 만든 의류 및 소품 재료
최근 소비패턴이 개성과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형태로 특히 더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핸드메이드와 *DIY라는 키워드로 각종 제품과 컨텐츠에 반영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옷을, 담다’ 공방은 개별 맞춤 수업을 기본으로 합니다. 수업만을 목적으로 ‘내가 입을 수 없는 옷’이 아니라 나만의 개성을 가득 담은 ‘나만의 옷’ 만들기를 지향합니다.
*DIY(Do It Yourself): ‘너만의 것을 스스로 만들고, 구축하고, 개·보수하라.’는 뜻.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최종 관리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또한, 은평구에서 12년째 공방 운영하면서 거쳐간 수많은 수강생들 중 몇 명이, 다른 지역에 가서 공방 운영 열심히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한테 배워 너무 감사하다는 얘기 들을 때, ‘잘해 왔구나’라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뿌듯합니다.
요즘은 소잉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직업군의 전문가들을 제가 탄생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그런 면에서 조금 더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환경, 사회, 통치 관리의 뜻으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 *리사이클링(recycling): 재활용 *업사이클링(upcycling): 버릴 물건이나 사용되지 않는 물건을 쓸모 있는 물건으로 만들어 바꾸는 것.
용기 내서 뻗은 손에 닿을 것이 있는, 다가올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그런 날들이 여러분들 앞에 펼쳐지기를 제가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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