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60대 여성 노린다”접근부터 증거인멸까지 전 과정 영화 ‘트루먼 쇼’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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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전화·우편·문자 등 최초 접근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뿐, 결국 검찰이나 경찰·금융감독원처럼 정부로 속여 말해 ‘범죄에 연루되었으니 무혐의를 입증하려면 자산 검수에 협조하라’라고 속이는 특징을 지닌 전형적인 수법이다.
기관사칭형 수법은 마치 다른 모든 등장인물에 의해 꾸며진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내용의 영화 ‘트루먼 쇼’를 떠올리게 한다.
피해자가 카드 배송원, 카드사 고객센터 상담원, 금융감독원 과장, 검찰청 검사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사실은 다양한 배역을 맡은 범죄조직원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피해자에게 휴대전화에 설치하도록 한 악성 앱은 모든 통신을 범죄조직원들과 연결되게 해 철저하게 꾸며진 영화 세트장처럼 피해자를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카메라와 녹음·위치확인시스템(GPS)의 위치 기능을 탈취해 피해자의 일거수일투족을 24시간 내내 지켜본다.
범죄조직이 기관사칭형과 같은 전형적인 수법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범행 시나리오를 새로 만들거나 변경하기도 한다.
최근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투자리딩방 범죄조직이 새로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징후를 포착했다.
수법을 보면 범죄조직은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과 차장으로 속여 투자 손실을 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메신저로 “지난 5월 16일에 경찰청장이 중국 경찰과 협력해 대규모 국제 보이스피싱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자금을 회수했습니다. 범인들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를 유도해 심각한 손실을 입혔는데, 선생님의 송금기록도 확인이 됩니다”라고 접근한다.
실제로 지난 5월 경찰청장이 중국 공안부장을 만나서 치안 총수회담을 했던 사실을 범행 시나리오에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후 사칭범은 “금융감독원에서 범죄자금을 감독 중인데, 투자에 참여한 개인 투자자들에게만 전액을 환불해 드리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신원증명과 구체적인 투자 정보를 제공하시면 본인 여부를 확인한 뒤 사기 피해금을 모두 환불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속이며 위조한 사원증을 보여주기도 한다.
피해자가 정보를 제공하면 피해 보상금은 가상자산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가짜 가상자산을 전송해 주고 향후 가치가 폭등한다며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기관사칭형처럼 전형적인 수법은 범죄 시나리오나 최소한의 키워드라도 숙지해 두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고 “경찰청에서 공개한 시나리오와 예방 영상을 통해 범죄 수법 및 예방법을 익혀두고 가족과 지인에게 공유한다면 평생 모은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