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용인시 남사읍에 들어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7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중에서는 첫 번째 사례다.
또 수출 기업 자금애로 해소를 위해 연말까지 최대 181조 원의 무역·수출 금융도 공급한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출 활성화 추가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8월까지 11개월 연속 수출 적자 행진에 반전 모멘텀을 마련하고, 수출 불씨를 살려 올 하반기 경기 회복 발판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용인 반도체 산단’ 예타 면제 추진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연구·개발(R&D) 및 인재 양성을 통한 생태계 강화를 돕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스템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이 집적한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산단 부지 조성을 담당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업의 공공기관 예타를 면제하는 방식이다.
또 기업 출자와 민간 매칭을 통해 3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중소·중견 기업의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유망분야 연구 개발과 반도체 특성화 대학 등 인력 양성 노력도 계속한다.
반도체 뿐 아니라 이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신(新)수출동력을 키우는 작업에도 나선다.
디지털, 에너지, 콘텐츠, 농수산식품, 녹색산업 등 수출 유망분야에 전략적으로 정부 재원을 지원해 새로운 수출 동력도 확충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K-콘텐츠’ 육성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 펀드’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 프로젝트 및 대기업 추진 사업 등 수익성 있는 곳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운용상 제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수출지역 전략으로는 미국·중국·동남아 등 주력시장,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 등 신전략시장을 전방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내 한중경제장관회의와 한중경제협력 교류화를 개최해 양국 정부와 기업간 경제협력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해외투자사업에 대한 예타도 신속 추진하기로 했다. 대주단의 수익성 검증자료 활용을 의무화해 조사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전략시장으로 분류되는 중동과 중남미, EU와의 교류를 늘리고, 민·관 합동 ‘원팀 코리아’ 활동을 통해 수주 역량도 강화한다.
특히 한-폴란드-우크라이나 ‘3각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무역금융 연내 181조 원 공급
정부는 민간·공공 합동으로 연말까지 최대 181조 4000억 원 규모의 무역·수출 금융도 공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무역금융 잔액 158조6000억 원(364조 7000억 원 중 206조1000억 원 기공급), 신수출 판로 개척 지원 등을 위한 수출금융 17조 4000억 원, 민간은행 자체 수출 우대상품 5조 4000억 원 신설·공급으로 구성됐다.
은행이 자율적으로 보증 기관과 협력해 수출 기업을 지원하는 자체 수출 우대상품 5조 4000억 원도 신설하기로 했다.
대출 금리는 최대 1.5%포인트(p), 보증료는 최대 0.8%p까지 우대된다.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도 강화한다.
10대 수출 유망국을 대상으로 종합 무역사절단을 파견해 바이어 매칭 등 수출 성과 창출을 지원한다. 뮤직비디오, 인플루언서 콘텐츠 등도 ‘K-브랜드 한류마케팅 지원’ 대상인 K-콘텐츠 범위에 포함한다.
다양한 분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수출 바우처 지원 규모를 올해 1441억 원(3473개사)에서 내년 1679억 원(3984개사)으로 확대하고 수출 바우처 지원 항목을 추가 확대한다.
정부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품목·지역 다변화 등 구조적 개선을 추진하면서도 무역금융·마케팅·해외인증 등 수출 인프라를 보강하겠다”며 “경제단체·업종별 협회 등의 건의를 토대로 수출 현장 애로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