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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북창동 [아지트누리다] 공방 한누리 대표 "손끝에서 피어나는 낭만"

조은미 | 기사입력 2024/07/01 [10:43]

서울 중구 북창동 [아지트누리다] 공방 한누리 대표 "손끝에서 피어나는 낭만"

조은미 | 입력 : 2024/07/01 [10:43]

 

자신만의 특별한 아이템을 만드는 활동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은반지, 은목걸이, 작은 소품 등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방이 있다.

 

[아지트 누리다]는 예술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왁스 카빙 원 데이 클래스를 중점으로 운영하는 공방으로, 누구나 손쉽게 자신만의 은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이 클래스에서는 전문가의 지도 아래 왁스를 이용해 디자인을 조각하고, 이를 기반으로 은으로 된 멋진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단계별 지도를 제공하며, 각기 다른 개성과 스타일을 가진 수강생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창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특별한 소품을 제작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은제품 제작의 매력적인 세계를 탐험하며, 손끝에서 피어나는 예술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중구 북창동 [아지트 누리다] 공방 한누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서울 중구 북창동 [아지트 누리다] 공방 한누리 대표 수업 모습   

 

 

Q. 귀 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꽤나 긴 시간을 여행에 몰입해 있었는데요. 한국에 정착하기로 결심한 후에도 한국의 문화를 알리면서 동시에 그들의 것을 배우기도 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창작(공예)도 어떤 면에서는 모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모험의 끝에 더 견고하고 자랑스러운 내가 있듯이, 창작이라는 여정의 끝에도 우리가 사랑하게 될 무언가가 탄생하죠. 그런 일상의 작은 성취감, 자기효능감, 그리고 창작행위가 주는 위로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사람 만나기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은반지, 은목걸이, 작은 소품 등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왁스 카빙(주얼리 왁스를 깎고 주물을 거쳐 금속 제품을 만드는 방식) 원 데이 클래스를 중점으로 운영하면서 동시에 온·오프라인에서 개인적인 취향을 담은 작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규모로 진행하기 때문에 아주 상업적인 서비스라기보다는 친구네 놀러 오는 것 같은 분위기의 수업을 제공하고 있죠. 대부분 편한 환경에서 더 흥미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시거든요.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가장 큰 특징은 <아지트 누리다>의 주요 고객이 외국인이라는 점입니다. 현재는 100% 외국인 손님으로 예약이 차있고, 그런 이유로 저희 공방의 제1언어는 영어랍니다. 한국어가 편하신 분들과는 한국어를 사용해요.

 

저희 공방은 시간, 재료, 방식, 디자인, 난이도 등에 엄격한 제한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더 다양하게 제공하고, 심리적인 자유를 드리려고 융통성 있게 노력합니다. 자연스럽게 개인의 독창성을 끌어내는 환경을 만들고 싶거든요. 창작에서 오는 기쁨을 순수하게 느끼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특히, 커스텀 디자인 수업은 손님들의 취향이 오롯이 담겨있는 상상 속의 무언가를 현실로 불러와야 하는데, 사실 확고하게 원하는 이미지를 준비해오시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어떤 걸 원하는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아지트 누리다>는 내 속 이야기를 꺼내도 괜찮은 곳이에요. 진정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궁금해하시는 분들께는 제 이야기도 들려드리고요.

 

핸드메이드는 만드는 과정도 작품의 가치가 되는 거잖아요. 우리는 함께 작품을 만드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그 시간이 우리 인생의 일부가 되는 거고요. 시간은 돈으로 치환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 삶을 구성한다고 생각하면, 손익을 떠나서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거죠. 사실,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그냥 한 번 해보고 싶어서 오셔도 괜찮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야 재밌어요.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최종 관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손님들의 여행 경로 중에 하이라이트가 이 공방에서의 시간이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또는,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고, 사람일 거라는 말을 해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평생 꿈꿔온 디자인을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정말 벅차오른 듯한 표정을 보여주시기도 하는데요. 진심을 쏟은 만큼 정말 기쁘고 보람찹니다.

 

언젠가 한 번은 손님께서 본인 어머니가 주신 반지를 제 손에 끼워주셨어요. 그 의미도 굉장히 컸지만, 반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서는 받아본 적 없는 선물이라 더 감동을 받았죠. 둘 다 눈물이 고였지 뭐예요.

 

 

▲ [아지트 누리다] 제작 제품 및 수업 모습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가까운 시일 내에 수도권 밖의 읍/면 소재지 단위에 거주하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무료 원 데이 클래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방 소도시는 문화생활을 하는데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여러 면에서 경험의 격차가 생기거든요. 도시와 지방의 경험의 빈부를 해소시키는 것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저도 학창 시절의 일부를 충청도의 작은 동네에서 보냈는데, 성인이 되고서는 그 시간에 놓친 것들이 더 크게 느껴졌거든요.

 

언젠가는 작은 한옥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려는 목표도 있습니다. 한 편에 공방을 꾸려서 창작활동과 클래스도 계속 진행하고요. 묵고 가는 여행객들과 지속적으로 교감하고, 나의 내면을 확장하며 늙어가길 꿈꿉니다. 낭만이 밥 먹여 주냐 하지만,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는 낭만으로 왔고, 그렇게 먹고살고 있으니 되뇌며 흘러가다 보면 도착하지 않을까요?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돈으로 물질보다는 경험을 사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모습의 나를 발견하고 싶으시다면 두려움을 내려놓고 꼭 한 번쯤은 두 손으로 무언가 만들어 보시길 추천드려요. 저희 공방은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진행되니, 놀면서 영어를 쓰고 싶으시거나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으신 분들도 오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여러 모습의 나를 마주할 수 있겠죠. 오셔서 잔잔히 속 얘기를 털어놓고 가시는 분들도 계시니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자기 계발과 힐링을 동시에 원하신다면 후회하지 않으실 경험일 겁니다. 우리가 만날 기회가 없더라도 안온한 삶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