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일리

서울 송파구 ‘마음과사람’ 김아라 대표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잘 해내길"

정인우 | 기사입력 2024/05/01 [12:51]

서울 송파구 ‘마음과사람’ 김아라 대표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잘 해내길"

정인우 | 입력 : 2024/05/01 [12:51]

과거에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고 했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한 현재, 우리 인간에게 무서운 것은 고칠 가능성이 있는 신체적 질병보다, 어떠한 객관적인 공식으로 치료 가능한 분야가 아닌 마음또는 정신과 관련한 부분일 것이다.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하지만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는가에 대해선 전문가에게 맡겨 두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고통받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나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송파구 마음과사람김아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서울 송파구 ‘마음과사람’ 김아라 대표    

 

 

Q. 귀 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몸이 아프면 약국에 쉽게 들르듯, 마음이 아플 때 편히 들를 수 있는 상담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훈련받은 임상심리사입니다. 당시 우울장애, 불안장애, 양극성장애, ADHD 등 다양한 정신장애로 고통받는 분들을 많이 만나 뵈면서 마음이 아픈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놀랐었어요. 그런데 제가 임상심리사여서 그런지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구하는 연락도 참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제 가족, 친구, 지인 중에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것이죠. 점점 경계가 없어지고 있고, 우리 모두 마음건강을 신경 써야 하는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들어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심리상담, 심리평가에 대한 문턱은 꽤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 싶고,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고, 또 누군가에게 찾아가 털어놓고 싶은 것은 특정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텐데, 그럼에도 우리는 누구에게 찾아가야 할지 잘 알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정신건강에 대한 문턱을 낮춰, 누구도 편하게 올 수 있는 상담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도 주변의 눈치를 보는 그런 상담 센터 말고요. 심리상담받는 일이 친구들에게 자랑거리도 되고, 상담소에 가면 힐링 되고,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일도 되는 그런 상담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상담소의 프로그램은 크게 심리상담과 심리검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심리상담은 개인상담, 부부상담, 집단상담이 있고, 심리검사(심리평가)는 마음검사, 사람검사, 짝꿍검사, 종합검사로 구성돼 있습니다.

 

저희 상담소에는 보건복지부, 한국심리학회 공인 전문가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각자 전문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엄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격 기준을 갖춘 선생님들로 구성됩니다. 심리상담은 심리적 고통이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내담자가 상담자와 협력하여,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문제들을 더 잘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1:1로 만나게 되는 개인상담과, 부부 혹은 4-6명 정도의 집단 상담을 진행합니다.

 

심리검사는 자신과 현재 상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더 효율적으로 상담을 진행하게 돕는 과정입니다. 마음검사는 마음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검사로, 현재의 객관적인 정신건강 상태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필요한 검사입니다. 사람검사는 개인의 타고난 기질과 지금까지 형성되어 온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짝꿍검사는 커플, 부부, 가족 등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검사인데요, 두 사람의 기질과 성격의 유형을 비교해 보며 관계의 결을 맞추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검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종합검사는 인지, 정서, 기질, 성격 등 종합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며, 법원, 병무청, 정신건강의학과 등 제출용으로 사용되는 가장 공식적인 검사입니다.

 

이 외에도 교육, 슈퍼비전, 강의 등 다양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마음과사람<상담소와 찻집>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의 상담소와는 다르게 작은 골목길 1층에 위치해 있는, 찻집처럼 따뜻한 분위기의 공간입니다. 대부분의 기관들은 심리 상담 센터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저희는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기 위해 상담소라고 명칭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가면서 눈치 보거나 신경 쓰는 분위기가 아닌, 지나가다가도 카페처럼 들를 수 있는 위치와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대기실은 찻집처럼 만들어져있어서 심리상담/검사 직전 차를 드실 수 있습니다. 상담사들이 정성껏 차를 우려 드리기도 하고, 혹 일찍 오신다면 직접 차를 우려 드시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심리상담/검사에 들어가기 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 챙김을 하는 시간을 저희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마음과사람에는 식물이 참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 오시는 분들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연결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나와 나와의 연결감’, ‘나와 타인과의 연결감뿐 아니라 나와 자연과의 연결감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원을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식물에는 생명력이 있습니다. 상담/검사뿐 아니라 초록 초록한 식물을 보며, 반짝이는 생명력과 에너지를 받아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식물을 비치해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종종 여기 꽃집인가요?”라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 '마음과사람' 실내외 전경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과거에 저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많은 부분을 계획 하에 통제하고 이루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창한 목표나 계획을 세우지 않으려 하는 편입니다. 그저 지금 제가 발 디디고 서 있는 곳에서 오늘의 하루를 정성껏 살아내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 세상이 원하는 비교, 경쟁, 성취, 발전. 이런 목표가 아닌, 내 하루를 정성껏 살아내는 것을 제 목표로 삼다 보면, 이곳에 오시는 분들도 자신의 하루를 정성껏 살아내게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안위만을 생각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는 일, 문제가 아닌 사람을 바라보는 일, 흔들리지 않고 제가 있어야 할 곳에 묵묵히 있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건강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우리의 삶에 계속 파도가 오고, 우리는 계속해서 무너지고 넘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일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고 돌보는 일을, 자신을 깊이 사랑하는 일을, 모든 사람들이 잘 해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