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몸이 아픈 것 보다 마음이 아픈 것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 왜일까. 왜 마음이 아픈 건 드러내기에 부끄럽고 두려울까. 아마 사회 전반에 깔린 선입견이 큰 듯하다. 이에 마음이 아프다는 걸 부끄럽지 않게 여기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편안하고 즐거운 치료 과정을 통해 사람들을 치유해 주는 나다스토리 융합 심리상담센터 권노미 원장을 만나 치유의 방법과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귀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나다스토리’는 ‘나다운, 나답게, 나로서, 살자!’의 모티브를 담아 ‘나를 알고, 너를 이해하며, 우리가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나다’는 ‘길, 통로가 생기다’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NADA’는 스페인어로 ‘無, 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나다스토리’는 ‘無에서부터 시작된, 無에서 만들어지는 나의 이야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다스토리는 타로, 미술 심리, 컬러 심리, 향기 심리, 에니어그램을 활용한 융합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심리상담이 일상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센터 안에 앉아서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현장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심리상담이 뭔가 심각한 병이 있거나 아픈 사람이 받는, 어렵고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에 나를 만나고, 내적 성장을 위해 누구나 접해야 하는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리고 싶어요.
2005년에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 미술 치료학과가 처음 도입되고 나서, 2007년 저는 전과 전체 수석 졸업으로 미술치료과를 졸업했어요. 1기 수석 졸업생 인만큼 학교에서 거는 기대도 높았고, 심리상담센터로 나갈 수 있는 길도 어렵지 않았지만, 저는 그 길로 가지 않았습니다. 학기 중에 자기분석을 굉장히 철저하게 했었는데, 그때 저는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제가 얼마나 상처가 많고 위로가 필요했는지 깨달았어요. 하지만 그 당시 많은 심리상담센터가 심리적 병리를 앓고 있는 분들만 진료하는 데 집중되어 있어서, 병리적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가기에는 어려운 분위기였어요. 심리적 병리를 안고 있는 분들은 당연히 도와야겠지만, 저는 저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늘 내적 갈등으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보통 사람들을 돕고 싶었어요. 이런 분들은 내적 에너지가 기본적으로 있는 분들이라서 위기 상황에 조금만 잡아줘도 힘 있게 일어나 나아갈 수 있지요. 그렇게 심적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돕는다면 궁극적으로 세상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심리상담의 일상화를 목표로 찾아가는 심리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심리상담이 어렵고 무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재밌고 편안하게 사람들에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2013년부터 초창기 플리마켓 시장에 뛰어들어, 마켓에서 처음으로 타로와 심리상담을 하는 체험셀러로, 심적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미술치료에 대한 두려움이 호기심보다 강했던 시절이라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타로 심리상담을 같이 시도했습니다. 미술 심리상담은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이고, 타로는 상징적 체계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라 상호 관련성이 있겠다 싶었거든요. 그 뒤에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휴먼 컬러 성격 유형, 컬러 심리상담, 향기 심리상담 등을 차례로 도입하면서 ABC 융합 심리상담법을 개발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지금의 “나다스토리 융합 심리상담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Q. 귀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나다스토리에서는 타로 심리상담, 미술 심리상담, 컬러 심리상담, 향기 심리상담, 에니어그램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융합한 융합 심리상담을 진행합니다.
타로 심리상담은 진로, 사업, 연애, 이직, 금전, 건강, 관계 등 현실적인 질문의 방향성을 찾아보는 일반적인 고민에 대해서도 어떠한 질문이든 상황과 내면 심리를 살펴보는 타로 스토리텔링 심리상담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다스토리에서 독자 개발한 자아 타로 상담은 마치 심리테스트와 같은 형식으로 누구나 편안하게 자신의 심리를 살펴볼 수 있는데, 스트레스, 위기 극복, 자아 탐색, 강점 찾기 등 다양한 주제와 융합하여 개인 심리상담은 물론 집단상담, 원데이 클래스, 기업 워크숍 교육 강연 프로그램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통해 나의 무의식을 살펴보는 미술 심리상담, 색으로 알아보는 색채 성격유형 검사인 휴먼 컬러 성격유형 상담과 컬러 테라피, 그리고 아로마 테라피를 활용한 향기 심리상담,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 상담도 함께 진행합니다.
나다스토리에서는 하나의 심리상담 도구만을 활용한 개별 심리상담도 가능하고, 두 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을 함께 융합한 융합 심리상담도 독자적으로 개발해서 개인 상담, 집단상담, 원데이 클래스, 워크숍으로 학교, 센터, 기업강연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귀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융합 심리상담은 단선적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인간의 심리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나다스토리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심리상담프로그램입니다. 하나의 검사가 아니라 중복된 검사를 통해 결과를 단정 짓는 오류를 줄이고, 인간의 심리를 다각도의 시선에서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심리상담을 하다 보면 복합적인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기에 각각의 개별적 프로그램은 아쉽게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것은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간의 긴밀한 연결을 모색하게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복수적 검사의 단순한 반복실행이 아니라 최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융합 심리상담 방법론을 체계화할 수 있었어요.
타로 심리, 미술 심리, 컬러 심리, 향기 심리, 에니어그램 등 각각의 심리상담법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기 위해 저마다의 논점을 가지고 체계화된 프로그램입니다. 각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독특한 특성과 효과가 있고, 동시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나다스토리는 각각 프로그램의 개성과 특징, 효과에 최대한 주목하고, 각 프로그램 간의 연계성을 중시합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프로그램의 융합을 통해 하나의 프로그램 한계를 다른 프로그램, 복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보완할 수가 있습니다. 이는 개개인의 본성과 욕망에 접근할 수 있는 최단의 방법일 뿐 아니라, 반복적인 검수를 통해 우연성을 배재하고, 일반화의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은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직업입니다. 그 누구도 상처받고 있는 당사자보다 아플 순 없지요. 그렇기에 편견이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오류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심리상담 도구의 특성에 맞춰 융합 심리상담을 하다 보면 현실과 무의식, 현재와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내담자분의 성향과 심리에 맞춰 심리상담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저는 융합은 르네상스라고 생각합니다. 통합과 분열 속에서 끊임없이 확장해 나갈 힘이 융합 심리상담에 있습니다.
Q. 귀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최종 관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2013년부터 심리상담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올해로 11년이 되었네요. 그렇게 11년 동안 함께 해온 내담자도 계시고, 7, 8년 된 내담자도 제법 많이 계십니다. 힘든 갈등 상황이 생길 때마다 다시 찾으시기도 하지만, 그 오랜 시간을 쭉 지켜보며 함께 한 내담자도 많은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제가 융합 심리상담을 개발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분들의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내담자의 삶과 함께 융합 심리상담을 통해 그분들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저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이나 진로, 자녀 문제로 심리상담을 하기도 하지만, 깊이 있는 심리상담이 이루어지는 대다수의 경우는 관계 상담입니다. 서로 사랑하거나 누군가를 홀로 사랑하거나 부부, 부모나 자녀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분들의 관계 상담이에요.
30대는 연애의 실패로 의처증과 망상장애에 빠지신 분도 계셨어요. 현재 남자 친구를 만나면서 7년의 세월 동안 결혼과 금전 문제로 초조해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망가지고, 사람들에게 속기도 하고, 빚도 져서 많이 힘들어하던 내담자가 있었는데 지금은 새로운 국면에서 자신을 사랑하며 자존감을 높이는 심리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분을 대하던 자신의 태도가 변화하고 성장하게 되면서 일상의 작은 것에도 감사히 여기고, 매일 욕하며 싸우던 두 분이 현재 여러모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가는 동반자가 되셨지요.
이혼 위기에 있었던 아내도 남편의 심리적 역동을 이해하면서 남편에 대한 분노가 자신에게서 온 것을 깨닫고 이혼의 위기를 넘기기도 하셨고요. 연애 초창기에 헤어질 뻔했던 연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지금은 결혼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해요.
관계 상담을 하며 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트라우마, 그림자를 수용하는 과정입니다. 상대의 불편한 면이 결국 자신의 문제였다는 걸 깨닫고, 내적 성장을 이루어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이 가장 위대한 힘이라고 믿어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 존재인데, 절대 변하지 않으려고 하는 인간을 변화시키는 힘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을 통해 사람들은 숨겨놓은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내면의 아이와 화해할 힘을 얻고, 그리하여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사랑이 그 사람의 세상을 구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거지요.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심리상담의 일상화’를 위해,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심리상담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하고, 시도도 해보고 있습니다. 1:1 개인 상담 중심이었던 융합 심리상담을 집단 상담이나 교육이 가능하도록 스트레스, 자아 탐색, 강점, 위기 극복, 잠재력 등등 특정 주제에 대해 체험할 수 있도록 융합 심리상담 프로그램화 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기업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적극 활용 중인데, 이미 삼성, 네이버, CJ, LS전선, 신한은행, ASML,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공공기관 등에서 진행한 기업강의에서도 색다른 워크숍 프로그램이라고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계세요.
회사에 다니는 직원의 팀워크, 역량 강화, 힐링, 팀 빌딩, 스트레스 해소 등 기업 워크숍 프로그램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모임 등에서도 함께 해볼 수 있도록 원데이 클래스로 프로그램화하려고 합니다. 좀 더 다양한 주제와 내용으로 융합 심리상담 체험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보려고 해요. 이렇게 프로그램화된 융합심리상담으로 좀 더 편안하게 일상인 분들이 심리상담을 접할 수 있고, 심리상담 선생님도 체계적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1:1 개인 상담에 좀 더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기업 워크숍, 원데이 클래스 등 집단심리상담, 역량 강화 교육을 위해 융합 심리상담 프로그램 활성화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지난 시간 1:1 상담을 통해 내담자의 깊이 있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전달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집단원들과의 소통, 함께 이해하고 나아가는 워크숍, 원데이 클래스 등 교육적인 면에도 더욱 확장해 나가보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심리상담의 일상화에 좀 더 폭넓게 접근하고자 합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심리상담은 결코 두렵거나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심리적 병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도 아니지요. 심리상담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겁니다. 심리상담을 한다는 건, 자기 내면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한 과정이에요. 그렇게 자신을 안다는 건 자존감을 높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남과 다른 나,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깨닫게 되는 힘, 좀 더 나다운, 나답게, 나로서 살아가는 인생이 되는 힘이 됩니다. 그것이 나를 알고, 너를 이해하고, 우리가 소통하는,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
A.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어요.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서울여상에 진학해 LG반도체에 입사했어요. LG반도체가 지금의 하이닉스로 합병될 때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했습니다. 잘 다니는 대기업을 그만둔다고 주위에서 반대도 많이 했지만, 저는 그때부터 제가 제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만화를 무척 좋아해서 회사에 다니면서도 아마추어 만화동호회 연합회장도 하고 만화 스토리로 회지도 만들곤 했는데, 순수문학의 정수라고 하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하면서 순문학과 키치 문학의 경계에서 갈등을 많이 했어요. 사실 인간의 심리를 잘 알게 되면 소설을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미술치료도 배우려고 입학한 거였거든요. 생활은 최소로 하면서 그렇게 습작하며 10년을 보냈는데 마지막 3년을 방에 틀어박혀서 쓴 장편 소설이 한겨레 문학상 예심에만 오르고 등단에는 실패했어요. 그때 쓴 소설이 순문학과 키치 문학의 경계에 있는 제 지향점의 소설이었는데 지금은 제법 유행하는 분위기의 소설 스타일이지만 2013년 당시에는 문학계에도 웹 소설계에서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스타일이었어요. 원하는 지향점의 소설을 찾고, 어느 정도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원하는 소설이 어디에도 공모하기 어려운 소설이라는 현실에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성을 상실했어요.
그래서 우선 글쓰기를 멈추고 사람들을 좀 더 만나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방에 틀어박혀 홀로 글쓰기를 하는 삶에서 벗어나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면 뭔가 방향성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가능성으로 말이지요. 그때 떠올랐던 게 미술치료였고, 타로였어요. 그렇게 저는 플리마켓, 길 위에서 심리상담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나다스토리를 하겠다고 독립해 나온 게 2015년인데 그때 제 고정수입금이 월 30만 원이었어요. 월세도 낼 수 없는 돈이었지요. 그동안 소설 쓰느라 논술 교사로 일하며 버는 돈도 크지 않았지만 2014년, 교통사고 등 건강이 무척 안 좋아져 병원에 여러 차례 입원하느라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그랬기에 독립해서 나다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때의 힘겨운 현실에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했거든요.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이 될 수 있다고 저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면 순문학과 키치 문학 사이에서 갈등하며 그 경계의 소설을 추구했던 저의 모습은 심리상담을 하는 나다스토리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지요. 탄탄대로처럼 주어진 심리상담센터가 아니라 길 위에서 심리상담을 시작했고, 많은 분이 점이라고 이야기하는 타로를 심리상담의 도구로 접목해 지금의 나다스토리 융합 심리상담센터가 만들어진 것이니, 경계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는 것, 그리고 無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는 것이 저와 나다스토리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기도 합니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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