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과 감성을 키우는 미술학원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수강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초보부터 전문 작가 지망생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각자의 개성과 필요에 맞춘 맞춤형 교육을 지향한다. 미술을 통해 마음의 안식과 영감을 찾고,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할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전 서구 ‘아티움미술’ 이은경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저는 대전에서 태어나 자랐고,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전국체전에서 대전 대표 태권도 선수로 선발되었습니다. 20대 초반, 짧은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이 노력을 다른 분야에 쏟으면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길이 바로 미술이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입시 준비를 시작하여 대치동 미술 학원에서 재수를 하며 서울의 4년제 미술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강한 경쟁과 성취에 대한 압박 속에서 미술을 공부하면서,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이 저를 매너리즘에 빠뜨렸습니다. 그러나 대학 2학년 때 만난 지금의 남편은 미술을 사랑하고 즐기며 성과를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를 통해 미술은 경쟁이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입시 미술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기존의 틀에 박힌 교육 방식에 지친 학생들과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감성을 찾고,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교육법에 공감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제가 15년 동안 입시 미술을 가르치며 운영하던 학원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와 '아티움미술'을 오픈했습니다. 이곳에서 미술을 통해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몰입을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힘들게 싸우며 이겨내려고 했던 삶에서 벗어나, 미술을 통해 감사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많은 분들이 현재의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 일상 속의 쉼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
Q. 귀 사의 주요 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아티움미술은 왕초보부터 진학, 취업, 작가 과정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수강생 여러분의 성향과 취향에 맞춰 원하는 대상이나 재료를 선택할 수 있으며, 소묘, 수채화, 드로잉, 유화, 아크릴, 디자인, 일러스트, 판화, 애니메이션 등 회화와 디자인의 모든 분야를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취미 미술 학원이나 화실은 강사의 전문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아티움미술은 수강생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처음 방문하신 분들 중에는 "병원으로 치면 돌팔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희에게 배워보신 분들은 그 차이를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아티움미술이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저의 독특한 입시미술 지도 경력과 오랜 강사 생활, 그리고 미술대학에서의 교육 덕분입니다. 1999년 고3 때 디자인 입시를 준비하며 디자인 실기와 석고 소묘에 매진했습니다. 그러나 수학 성적이 부족해 재수를 하게 되었고, 2000년에는 입시가 홍대 회화와 디자인 학과 모두 '석고 정물 수채화'로 변경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는 1년 동안 대치동 미술학원에서 수채화를 기초부터 다시 배우며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판화과에 진학하고, 대학에서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부터 대치동 미술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소묘, 수채화, 디자인 등 여러 분야에서 지도한 것이 저의 강점입니다. 이후 15년간 예술 중학교, 예술 고등학교, 대입 입시에서도 다양한 전공 분야를 지도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왜 저만 이런 시련을 겪는지 억울하게 느꼈지만, 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에 공감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아티움미술은 그림 그리기를 통해 마음의 안식처와 따뜻함을 제공하는 예술 공간입니다. 저희의 목표는 수강생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의 작품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수강생들이 자유롭게 그리고자 하는 주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개인의 속도에 맞춰 수업을 진행합니다.
아티움미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수강생들의 작품이 대전 NC백화점 중앙로역점 4층 미술관에 전시된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분기마다 주제를 변경하여 전시를 진행하며, 수강생들에게 전시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습니다. 저희는 수강생들이 스스로 그린 완성작으로 전시를 구성하도록 도와주며, 작품을 재촉하거나 강사의 손을 빌려 수정하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수강생들은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는 소중한 경험을 하며,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아티움미술을 운영하면서,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고민으로 자아를 돌아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몇 개월 동안 그림을 배우신 분과의 대화에서 큰 위안을 얻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분은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후 3년을 보내다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1년간 한국에 머물기로 결심하셨습니다. 미술에 대한 경험은 없었지만 취미를 찾고 싶어 아티움미술을 수소문해 찾아오셨습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그림을 배우던 어느 날, 버스를 타기 위해 아티움미술 반대편에서 간판을 보게 되었고, 그 순간 '미술로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곳'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고 하셨습니다. 그 글귀를 보며 저와 함께한 시간이 떠오르고, 제가 추구하는 철학이 온전히 느껴져 따뜻함을 느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캐나다에 돌아가서도 이 시간이 그리울 것 같다고 눈물을 글썽이셨던 모습이 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그 순간, "그래도 내가 헛살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 생각이 한 사람에게라도 전달된다는 것이 이렇게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다시 힘을 내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싱가포르 유학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던 학생입니다. 미술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형 입시미술 학원을 다녔지만, 실기 능력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내향적인 성격으로 자기표현이 부족했던 그 학생은, 저에게 있어서도 케어가 필요한 케이스였습니다. 저는 먼저 그 학생의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내향적이면서도 자기 생각이 명확한 학생의 장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국 그 학생은 실기를 완성해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합격 후, 그 조용한 친구가 제게 보낸 편지에는 "선생님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고, 저는 정말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제가 가르친 누군가에게 실기 능력뿐만 아니라 내면의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들은 저에게 큰 보람이자, 제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아티움미술에는 초창기부터 함께해 주신 수강생님들이 많은데, 종종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미술을 하면서 세상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나 자신과 마주하고, 진정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선생님, 우리는 함께 늙어가는 거예요. 어디 이사 가면 안 돼요!"
이처럼 따뜻한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저 역시 더욱 힘을 얻습니다. 앞으로도 미술을 통해 느낀 긍정적인 태도와 감사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그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여정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그림을 배우고 싶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림은 단순히 똑같이 잘 그리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그리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는 행위에 집중하고, 내 속의 어린아이와 즐겁게 놀다 보면, 어느새 원하던 만큼 그림이 발전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단기간에 잘 그리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림을 즐기다 보면 일상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또한, 미술 전공자로서 그림을 가르치는 일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20년에 가까운 저의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장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는 비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기대가 크다면 다른 일을 찾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림을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면 굶어 죽지 않을 방법은 반드시 찾아질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살려 나아간다면, 분명히 길이 열릴 것입니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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