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일리

서울 서대문구 가죽공방 너테 황태현대표 "가죽 공예 전문적 지식을 통한 서비스"

김해영 | 기사입력 2023/12/15 [13:46]

서울 서대문구 가죽공방 너테 황태현대표 "가죽 공예 전문적 지식을 통한 서비스"

김해영 | 입력 : 2023/12/15 [13:46]

 

대량 생산과 패스트 패션이 지배하는 시대에 핸드 메이드, 장인이 만든 제품의 매력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가죽 공방은 손으로 작업하는 촉각적 즐거움을 넘어 내가 스스로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트렌드를 강조하는 젊은 세대부터 40~60대 연령대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서대문구에서 가죽 공방 너테를 운영하고 있는 황태현 대표를 만나 가죽 공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가죽공방 너테 황태현 대표    

 

 

Q. 귀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공방 창업 전, 저는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관련 직장을 다니면서 디자이너가 아닌 회사원으로서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를 하고 관련 업종의 회사를 다녀도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할 수 없음에 한계를 느낀 게 창업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동기이자 계기가 되었습니다.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스스로 할 수 있고, 제작과 판매 전반을 홀로 책임질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 그동안 취미로만 즐겨 오던 가죽 공예를 패션 잡화 카테고리 안으로 가져온다면 공예 패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창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 가죽공방 너테 작업모습    

 

 

Q. 귀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공방을 운영하며 여러 패션 잡화 부분의 동향이나 트렌드 조사도 계속 진행하고 있는 와중, 소비자의 니즈(needs)나 개인의 개성을 중심으로 사용자에 맞춘 제품군이 패션 잡화류에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공방장의 입장으로서, 소비자들에게 그냥 뭉뚱그려 표현되는 잡화가 아닌 각각 개별적인 선택지가 되어 개인 취향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성을 찾기 위한 수업 방식과 주문 제작 방식을 고안하여 진행 중입니다.

 

제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한 수업 중에 창작 단품수업이 있는데, 패턴부터 제작 준비 과정까지는 제가 직접 진행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정성과 선물하는 이(본인에게 주는 선물일지라도)를 위한 마음만 있다면 즐겁게 제작 과정에 참여해 체험해 볼 수 있는 수업 과정입니다.

 

이 같은 수업 방식과 제작 방식을 통해 공방 자체가 담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너테는 얼어붙은 물이나 눈 위에 다시 물이 흘러서 여러 겹으로 얼어붙은 얼음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사람은 각기 다른 생각과 방식을 가졌고, 그들의 마음속에 마치 나무의 나이테와 같이 제각각 현재의 너테가 자리 잡아 있다면, 그것이 바로 개인의 개성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너테가 어떤 모양이더라도, 취향을 존중받고 사랑받았으면 해서 정하게 된 이름입니다. ‘개인의 개성의 나이테인 너테를 찾는 여정을 함께하며, 즐거운 취미와 소비 방식을 제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테(개인의 개성과 취향)를 찾는 과정을 통해 가장 본인 다운 공예를 완성하고 혼자서도 그것을 평생 즐길 수 있는, 실생활에 적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형 작품을 만드는 것이 저의 수업과 작품 제작의 최우선 목표입니다. ‘만을 위한 패션 잡화, 누군가를 위한 패션 잡화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개성과 온전한 취향의 사유를 즐기게 해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Q. 귀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패션디자이너, 패턴사로서의 관점과 시선으로 공예에 접근하는 방식을 교육하고, 제품을 제작합니다. 가죽 공예에서 형태 구성을 위한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는 패턴 수업부터 가방 및 잡화 디자인에 대한 시각을 키우는 디자인 수업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디자인 수업을 통해 개인의 취향을 돌아보고, 패턴 수업을 진행하며 내가 원하는 형태에 대한 상상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과정을 통해 공예에 접근하며, 가죽 공예만의 특징인 패션 잡화 카테고리 내에서의 활용도에 집중하여 일상의 활력과 즐거움을 위해 수업을 진행하며, 작품을 제작합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생활에 밀접한 공예들(도자, 금속, 조경, 목공 등)과는 다르게, 가죽 공예만이 아직까지 정식 전공과목으로 수업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틀과 기준점, 통일된 수업 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가죽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저조차도 처음 가죽 공예를 시작할 때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공부를 했고, 또 지금도 계속 가죽 공예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방법의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부분들이 더러 있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의 방식과 패션 잡화류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패턴 제도법, 소재 혼용 방식의 이해들을 통해 마치 교과서처럼 기준점이 되는 가죽공예학 개론과 총론을 집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현재는 그런 목표를 위해 스스로의 공예 지식과 능력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제작과 수업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 가죽공방 너테 작업 결과물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패션 산업에서의 시장이 형성되는 흐름과 더불어 현장에서 통용되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공예적인 접근과 산업화된 생산 방법으로서의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공예적인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고, 산업화한 생산 방식이 작품성이 없다고 여기지도 않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공예와 산업화 생산 방식, 즉 제품과 작품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공예가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의 공예’, ‘패턴 메이커로서의 공예가 전통적 방식의 가죽 공예와 다른 점은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공예적인 것들의 조합 중 어느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를 공예로 볼 것인지, 어디부터 공장식 생산 방식인지 구분하는 주관을 만드는 것부터가 현대적 공예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수업을 들으셔도, 제품이나 작품을 구매하셔도 가장 객관적으로 공예에 가까운 작품과 수업 방식을 진행한다고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