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는 글자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일반적인 서체와는 다른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스타일을 창조하는 작업이다. 이 예술 형식은 다양한 도구와 기술을 활용하여 이루어지며, 붓, 딥펜, 마커 등 여러 필기구를 통해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캘리그래피는 역사적으로 여러 문화에서 발전해 왔으며, 각국의 전통 서체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현대에는 결혼식 초대장, 포스터, 로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글씨를 쓰는 행위를 넘어, 창의력과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예술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글꽃다락방] 이연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오랜 시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해 왔어요. 하지만 결혼과 육아로 인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죠. 그래서 나만의 일을 찾던 중 우연히 캘리그래피를 접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책의 좋은 구절이나 드라마의 명대사를 아름답게 적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글씨를 쓰는 시간은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그 시간 동안 제 세포가 모두 즐거워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죠. 아이를 재워놓고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글씨를 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이렇게 글씨를 쓰다 보니 전시회에도 참여하고, 공모전에서도 수상하는 성과를 이루게 되었어요. 그 결과, 온라인 스토어와 작은 공방까지 운영하게 되었고, 취미로 시작한 캘리그래피가 제 인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어요.
제가 운영하는 [글꽃다락방]은 ‘글꽃이 피어나는 즐거움(樂)이 많은(多) 곳(房)’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저는 글씨를 쓰면서 느꼈던 즐거움과 감사함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또한, 저처럼 경력단절로 새로운 일을 찾는 분들이나 힐링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공방을 창업하게 되었어요.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한글 캘리그래피, 영문 캘리그래피, 전각 수업을 모두 진행해요. 이 세 가지 수업을 동시에 제공하는 공방은 흔치 않다고 생각해요. 한글 캘리그래피는 전문가반과 취미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바른 글씨예술협회 경기광주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저희 공방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어요.
정규 수업이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해요. 이 클래스에서는 다양한 굿즈 제작을 통해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결과물을 즉시 가져갈 수 있어 인기가 많아요.
또한, 기업과 관공서에서 캘리그래피 출강과 외부 행사 참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캘리그래피 굿즈 제작과 수제 도장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다양한 수업과 전문가로서의 방향 제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한글과 영문 캘리그래피, 그리고 전각까지 다룰 줄 알기 때문에 수업을 할 때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어요. 사람이 계속 밥만 먹고살 수는 없잖아요? 밥이 지겨울 때는 가끔 케이크나 떡도 먹어야 밥이 더 맛있게 느껴지듯이, 붓글씨만 계속 쓰면 지루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가끔 딥펜이나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 글씨를 써보기도 하고, 영문 캘리그래피도 맛보기로 해볼 수 있어요. 공방에 준비된 다양한 전각 작품을 활용하면 수업이 더 신나고 즐거워지죠.
이건 제 경험에서 나온 커리큘럼인데, 캘리그래피를 업으로 삼고 싶은 분들을 위해 제가 가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고 있어요. 글씨를 어느 정도 쓰게 되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방향이 잡힌다 하더라도 막막한 경우가 많아요. 방과 후 교사를 하려면 어디에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커리큘럼은 어떻게 짜야하는지, 온라인 스토어에는 어떤 제품으로 어떻게 입점해야 하는지, 작가로서 공모전이나 전시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공방을 운영하는 방법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전부 알려드리고 있어요.
뒤돌아보면 이런 부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캘리그래피를 열심히 배우다가도 이런 문제들에 부딪히면서 대부분 포기하시더라고요. 그것이 안타까워서 제가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수업에 이러한 부분들을 녹이고 있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최종 관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캘리그래피는 단순히 글씨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행위를 넘어, 마음을 전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지난봄에 캘리그래피 엽서 만들기 체험 행사를 진행했는데, 중년의 여성 두 분이 글씨를 잘 못 쓴다고 하시며 참여할 수 있을지 망설이셨어요. 수줍게 앉아서 천천히 글씨를 쓰시는 모습을 보니, 제 눈에는 정말 잘 쓰는 것처럼 보였어요. 물론 제 글씨체를 따라서 쓰시는 거였지만, 사람마다 같은 글씨라도 정말 다른 느낌이 나거든요.
한 획 한 획 정성스럽게 쓰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래서 글씨 쓰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드리고, 너무 예쁘다고 칭찬해 드렸더니, 두 분이 소녀처럼 쑥스러워하시면서도 정말 기뻐하셨어요. 나중에 엽서에 본인 이름을 적어달라고 하시기에 정성껏 써드렸더니, 엽서를 보시며 눈물을 글썽이시더라고요. "이 나이 먹도록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아본 것도 처음이고, 자기 이름이 이렇게 예쁘게 느껴진 것도 처음"이라고 말씀하시며 평생 간직하겠다고 하셨어요.
그 순간이 잊히지가 않아요. 글씨가 주는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죠.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글씨가 주는 힘을 믿어요. 어떤 이에게는 위로와 공감을, 어떤 이에게는 용기를, 또 다른 이에게는 치유를 주기도 하죠. 때로는 글씨를 쓰면서, 때로는 그 글씨를 보면서 말이죠. 저도 그런 경험을 했거든요. 그래서 공방 유리창에 좋은 글귀를 걸어 놓는 이유도 그중 하나예요. 요즘 모두가 힘들어하는 시기잖아요? 혹시라도 이 글귀를 보면서 단 한 분이라도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싶어요.
저는 글씨 수업을 하신 분들과 함께 이 에너지를 많은 분들에게 나누고 싶어요. 지역에서 열리는 여러 축제에 캘리그래피 행사를 함께 하고, 힘들고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어요. 그래서 꾸준히 관공서나 병원에 프러포즈를 하고 있습니다.
'글씨를 쓰면 착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저희 수강생들과 함께 선한 사람들의 선한 영향력을 경험하고 발휘해보고 싶은 것이 저의 목표예요. 한글은 정말 아름다운 글자입니다. 제 인스타 DM으로 가끔 외국인들이 한글이 너무 아름답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시곤 해요. 그럴 때마다 한국인으로서 자긍심도 느끼게 됩니다. 이 아름다운 글자 한글을 널리 알리는 것 역시 저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캘리그래피는 인문학적 소양과 예술적 감각을 키우고 넓히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캘리그래퍼들끼리 모이면 '우리는 종합 예술인"이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하곤 하죠. 하나를 배우면 또 하나를 배우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작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글씨를 쓰는 순간만큼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로 인해 스스로 힐링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이걸 “글씨테라피”라고 부릅니다.
지금처럼 무엇이든 빨리 변하는 이 숨찬 세상에서 한 템포 늦춰주는 무언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손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이 따뜻하고 매력적인 작업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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