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일리

서울 마포구 수수한도자기 서수현 대표 “도자기의 매력은 기다림”

임형태 | 기사입력 2024/11/06 [16:09]

서울 마포구 수수한도자기 서수현 대표 “도자기의 매력은 기다림”

임형태 | 입력 : 2024/11/06 [16:09]

 

현대 사회에서 취미 생활은 단순한 여가를 넘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에 깊이를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방에서 손으로 작품을 만드는 활동은 성취감과 힐링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도자기 공방은 특별한 매력을 지닌다. 흙을 만지고 물레를 돌리며, 오랜 시간 동안 차분히 하나의 그릇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도자기 만들기는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창작 과정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집중하며,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도자기는 일상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하면서 그 의미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취미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수수한도자기 서수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수수한도자기 서수현 대표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서울 한복판에서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경기도 이천까지 가지 않아도, 공덕이라는 서울 내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고즈넉한 동네 분위기 속에서 힐링을 느끼며 도자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하루 동안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면, 공방에 오셔서 흙을 만지며 그 모든 것을 잊고 물레를 돌려 직접 그릇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자신이 만든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을 때 느끼는 뿌듯함이 진정한 힐링이 될 것입니다.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원데이 클래스는 물레 체험과 캐릭터 접시 만들기 수업이 있습니다.

 

물레 체험은 사용하시는 흙의 양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2.5kg의 흙으로는 머그컵 4.5개 정도를 만들 수 있으며, 1.8kg은 머그잔 3개 정도의 양입니다. 물론, 크기와 개수에 제한 없이 소주잔을 10개 이상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캐릭터 접시는 원하는 캐릭터를 미리 알려주시면, 그 캐릭터의 본을 떠서 그릇의 형태를 만든 후 색칠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모든 수업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홀수 시간대에 운영됩니다.

 

정규 수업은 물레 수업으로, 소규모 1:1 맞춤형 수업을 제공합니다. 물레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거나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고자 하시는 분들께 적합하며, 최대 2:1까지 수업이 가능합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공방에서는 주어진 흙의 양에 개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그릇을 만들어 가실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흙의 양을 어떻게 사용하시든, 예를 들어 소주잔 한 개라도 만들고자 한다면, 그 모든 과정은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에 그릇을 만들었던 순간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개수에 제한을 두고 제작한 후 남은 작품을 폐기해야 한다면, 그 과정에서의 소중한 시간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강생들이 만드신 모든 그릇을 소중히 여기며, 뒷작업이 많아지더라도 그 과정을 함께 소통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 수수한도자기 작품    

  

 

물레로 가능한 디자인 범위 내에서는 수강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레로 만들 수 없는 비대칭적이거나 타원형, 각진 그릇은 불가능하지만, 가능한 디자인 안에서 원하는 형태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저희 공방의 또 다른 특징은, 90% 이상 직접 만들기를 하신다는 점입니다. 수강생들에게 처음에는 만드는 방법을 순서대로 설명해 드리고, 그 후 두 번씩 연습을 거쳐 진행합니다.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마지막에 만들어 가는 그릇은 꽤 전문적인 모양을 띠게 됩니다. 물레는 처음에는 쉽게 원하는 모양이 나오지 않거나, 때때로 흔들리거나 망가질 수도 있지만, 수강생들이 직접 구멍을 뚫고 벽을 올리며 그릇을 빚어 가는 과정은 큰 뿌듯함을 선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도와드리고 있으니, 수업을 마친 후에는 그 성취감이 더욱 크실 거라 생각합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최종 관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수강생들께서 직접 만든 그릇을 수령한 후, 사용하고 계신 모습이나 후기를 사진으로 보내주실 때마다 정말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하루 동안 그릇을 만들고 가신 후, 굽기, 초벌, 유약, 재벌 등 뒷작업은 제가 모두 맡아서 진행하는데, 그 과정이 2~3주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그릇이 완성될 때까지 저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그 그릇에 애정이 담기게 됩니다. 그릇이 완성되어 수령하신 후, "잘 쓰고 있다"라며 재방문해 주실 때나, 그릇을 집에서 바로 사용하시면서 사진을 보내주실 때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벅찬 감정을 느낍니다.

 

또한, 수업이 끝난 후 "정말 재밌었다"라며 웃으면서 인사를 해주실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순간들이 정말 보람되고, 그 말씀을 들은 후에는 그날 뒷작업을 진행할 때도 더욱 기분 좋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유튜브 채널을 구상 중입니다. 집에서 물레나 가마를 두고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제가 물레를 돌리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공유하는 형태의 채널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물레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멍하니 집중할 수 있는 영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제품 판매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로부터 영감을 받다 보니, 저도 그 에너지에 자극받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판매를 시작하게 된다면, 트렌드페어와 같은 전시에도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있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물레 체험을 부담 없이 도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어렵게 느껴져 망설이지만, 선생님과 함께 진행하면 생각보다 재미있게 만들 수 있고, 망가질 확률도 높지 않습니다. '내가 만든 그릇'이라면 그 결과가 어떻든 즐겁고 뿌듯함을 느끼실 겁니다. 그릇을 만들고 나서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뿌듯해하시고, 도자기의 매력을 느낍니다.

 

도자기는 기다림이 있는 과정입니다. 그릇을 만든 후, 초벌, 유약, 재벌까지 거쳐 2~3주가 걸리며, 이 기다림 속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도자기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중심을 잘 잡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인생에서도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릇이 흔들리면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듯, 우리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정갈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만들어 가면 결국 예쁜 도자기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물레 체험은 인생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