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공방은 단순히 가죽을 자르고, 바느질하는 작업을 넘어서는 창작의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고유한 질감과 색감,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견고함을 자랑하는 가죽이 다양한 형태로 변모한다. 각기 다른 색상의 실과 가죽 조각들이 만나, 수많은 시간과 정성을 담아 독특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순간과도 같다. 현대 사회에서 대량 생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다시 손끝으로 빚어낸, 정성과 시간이 깃든 수작업에 매력을 느끼며 가죽 공방은 하나의 문화적 중심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마포구 ‘펠리즈가죽공방’ 김양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펠리즈가죽공방] 김양현 대표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패션계에 종사하시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가죽의 특유의 냄새와 거칠고 탄탄한 질감에 매료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언제나 나에게 고유한 스타일과 장인 정신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심어주셨고, 그 덕분에 가죽이라는 소재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가죽 공방을 먼저 시작한 친오빠의 요청으로 공방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어느덧 그곳에서 강사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경험을 쌓으며, “이것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오빠와는 독립하여 ‘펠리즈’라는 저만의 공방을 열게 되었고, 공방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점차 확립해 나갔습니다. 저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창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Q. 귀 사의 주요 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펠리즈 공방은 정규 클래스를 중심으로, 취미 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분들부터 창업을 목표로 하는 분들까지 모두를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수준과 목표에 맞춘 맞춤형 수업을 통해, 참가자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스스로 손수 제작할 수 있도록 패턴 작업에서부터 가죽공예의 기본 원리와 기술을 체계적으로 지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기법을 전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창의력과 개성을 반영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지원합니다. 또한,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분들이나 특별한 선물을 찾고 계신 분들을 위해 원데이 클래스도 마련되어 있어, 짧은 시간 안에 자신만의 가죽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주문 제작 서비스도 가능하지만, 타 브랜드나 다른 공방의 작품을 복제하는 일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펠리즈 공방은 항상 고품질의 재료만을 사용하며,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작업하는 만큼, 수업을 통해 배우는 모든 기법과 과정은 작품의 희소성과 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참가자들이 올바른 기술과 절차를 배우며, 유일무이하고 의미 있는 작품을 창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하고 있습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펠리즈 공방에서 사용하는 가죽은 ‘베지터블 가죽’으로, 화학 처리 없이 천연 재료만을 사용하여 가공됩니다. 이러한 가죽은 자연 친화적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고유의 매력이 더욱 깊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용하면서 가죽의 오일 성분이 서서히 표면으로 올라오며, 자연스러운 광택과 함께 색상이 태닝 되어 더욱 풍부하고 멋스러운 변화를 겪습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변화는 가죽 제품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며, 그 자체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아름다워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금속 부자재로는 화학 도금이 아닌 황동을 사용하여, 내구성이 뛰어나고 자연스러운 질감을 강조합니다. 황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멋스러운 patina(변색)를 얻어, 제품에 독특한 개성과 역사적인 깊이를 더해줍니다. 포장재 역시 환경을 고려하여 비닐과 플라스틱을 배제하고, 가능한 한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자연과의 친밀함을 유지하며 제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펠리즈의 이념은 ‘제품의 수명이 다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사람과 환경에 해를 끼치는 재료를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으며, 자연의 순환을 존중하는 작업 방식을 고수합니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가죽공예의 가치를 실현하며, 더 나아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창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펠리즈 공방에서는 단순히 예쁜 가죽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최대한 반영한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획일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오직 나만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독창적인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자신만의 디자인을 실현하며, 그 과정에서 특별한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희 펠리즈 공방은 이 모든 과정을 통해 행복을 나누고자 합니다. 창작의 순간이 참가자에게 기쁨을 주고, 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방의 이름을 ‘Feliz’(스페인어, 행복)이라고 지어, 저희 공방이 모든 이에게 창작의 기쁨을 주고,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손재주에 대한 걱정으로 망설이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그 만족감과 성취감이 너무 커서 결국 정규 클래스를 등록하시곤 합니다. 한 분은 처음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할 때만 해도 손재주가 없다고 걱정하셨지만, 결과물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자신에게 맞는 취미로 확신을 갖게 되어 정규 클래스를 등록하시고, 올해로 7년째 꾸준히 가죽공예를 배우고 계십니다. 그분이 만든 작품들이 멋지게 완성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전해 가는 걸 볼 때마다, 저는 그 과정이 정말 보람차고 기쁩니다.

또한, 펠리즈에서 제작한 지갑을 선물받은 한 고객님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은 지인에게 받은 저희 지갑을 너무 마음에 들어 하셨고, 그 덕분에 사업이 번창하셨다고 합니다. 어느 날,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편지와 함께 낡고 닳아 수선이 불가능한 지갑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지갑을 새롭게 만들어 드렸고, 고객님께서는 새로운 지갑에 예전 지갑의 일부를 부적처럼 넣어 다닌다고 하셔서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직업을 정말 잘 선택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손끝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사실, 매일이 이와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단순히 기술을 배우러 오셨다가 저희 공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힐링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창작의 자유를 만끽하며 웃으며 돌아가는 모습은 저에게 큰 기쁨이자 보람입니다. 공방에 오셔서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일상의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음의 평안을 찾는 모습들을 보면, 그 자체로 저에게도 큰 에너지가 됩니다.

펠리즈 공방이 단순한 작업 공간을 넘어, 모든 이들이 자기 자신과 연결되고, 삶의 작은 기쁨을 찾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 [펠리즈가죽공방] 내부 전경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저는 현재 가방 브랜드를 기획 중에 있으며, 베지터블 가죽을 비롯해 비건 가죽과 다양한 리사이클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친환경적인 재료 선택과 함께, 실용적이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결합하여 펠리즈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확립하고자 합니다. 각 제품은 실용성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유니크하고 특별한 감각을 전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제작될 예정입니다.

브랜드의 기획 단계부터 신중하게 진행하며, 나만의 개성과 취향을 고수하는 분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단순히 기능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개인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펠리즈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가며,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와 함께 나만의 특별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곧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신선하고 매력적인 제품들로 인사드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펠리즈 공방은 기계의 의존 없이 100% 손으로만 작업을 진행하는 1인 공방입니다. 각 작품은 모든 과정을 제가 직접 만들며, 손길 하나하나에 정성과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곳에서 탄생하는 제품은 단순히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비싼 값이 붙는 수제품이 아닙니다. 사람과 자연에 친화적인 고품질의 재료만을 사용하고, 각 공정에 진심을 담아 오랜 시간과 수고를 들여 완성되는 가치 있는 작품입니다.

핸드메이드 제품은 그 자체로 시간과 정성을 나누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계화된 대량 생산이 넘쳐나는 시대에, 정통 가죽공예의 진정성과 고유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올바르게 교육하고, 핸드메이드의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통해, 가죽공예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전파하며, 참된 가죽공예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나누는 일에 힘쓸 것입니다. 펠리즈 공방은 손끝에서 태어나는 고유한 예술작품이자, 하나뿐인 소중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