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일리

경기도 일산동구 잎새의향기 조명숙 대표 "자연의 약속을 믿으세요"

김소영 | 기사입력 2023/12/27 [11:25]

경기도 일산동구 잎새의향기 조명숙 대표 "자연의 약속을 믿으세요"

김소영 | 입력 : 2023/12/27 [11:25]

천연 화장품과 비누를 선택하면 유해한 화학 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보다 지속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관행을 지원함으로써 환경과 인간 건강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도 일산동구에 위치한 잎새의향기 조명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잎새의향기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디자인 쪽을 전공하고 취업을 했지만 제 성향과 잘 맞지 않았어요. IMF 시대였기도 했고 열정 페이가 심각할 무렵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했고요. 디자인 일을 그만둔 뒤, 기본 생활은 할 수 있었던 판매직 쪽의 일을 선택했어요. 처음에는 화장품 가게를 창업하자는 마음으로 입사했다가 좀 오래 다니게 됐죠. 화장품 성분 시험을 거쳐야 진급할 수 있는 회사라 화장품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많아지고 천연 성분이 피부에 좋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평소에도 화장품에 대해 관심이 있다 보니 관심 분야를 공부하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이후 천연 화장품을 유통하는 회사로 이직하고, 아로마 테라피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고 싶어서 한국아로테라피강사협회 자격증을 이것저것 취득했어요. 그러다가 천연 화장품은 보존 기간 때문에 보존제를 어느 정도 사용해야 하고, 사용되는 식물 성분들에 따라 피부 트러블이 일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등, 제약이 되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걸 이용해 퍼스널로 화장품을 접할 수 있는 공방을 만드는 게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10여 종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하여 한국아로마테라피강사협회 정발산점으로 잎새의향기를 창업했어요.

  

▲잎새의향기 조명숙 대표©

 


Q. 잎새의향기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식물에서 나오는 향기 아로마를 이용한 천연 생활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향수, 비누, 향초, 디퓨저, 아로마 테라피 그리고 천연 스킨 케어들을 다루고 있어요.

 

고양시 마을 강사로 학교나 단체 수업 출강도 나가고 있으며 취미로 체험하실 수 있게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한 자격증반도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판매 답례품까지 병행하고 있습니다.

 

▲잎새의향기 클래스 모습©

 

 

Q. 잎새의향기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요즘에 비누 공방이 굉장히 많이 생기고 있는데, 그중에서 저희 잎새의향기가 더 특별하다 하는 거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제가 집중하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는 건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소비층분들이 원하는 방향이라 그런 거 같지만, 요즘 비누 공방의 경우 주로 예쁜 상품을 다루는 위주예요. 하지만 제 수업은 가능한 한 천연의 가루들만 사용해 비누를 만들고 있어요. 조금 더 재료에 집중하고 있고, 식물 성분에 더 집중하여 제품들을 다루는 게 저희의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직접 비누를 만들어 보는 거라면 퍼스널로 개개인의 피부에 맞는 재료를 추천드리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직접 침출을 해서 오일이나 식초도 만들고 밀납도 직접 정재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좋은 재료를 위해 국산 천연 가루나 약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재료를 찾기도 하고 농산품 박람회도 종종 들러 새로운 재료들도 구매해 보기도 해요. 한 발 더 천연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잘해 나가고 있는 거 같아요.

 

 

 

Q. 잎새의향기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일단은 다시 저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저희가 다루는 제품이 생필품이나 식품처럼 매일 찾으시는 품목이 아닌데, 때에 맞추어 출강 수업 요청도 주시고, 마켓이나 박람회 때 구매한 비누를 찾아서 일산 공방까지 찾아와 주실 때가 아무래도 제일 기분이 좋고 뭔가 더 하나라도 더 드리고 싶고 하나라도 더 알려 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가끔 저보고 이 일을 오래 하셔야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제 생의 마지막 직업이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답해 드리기도 해요.

 

최근 제일 기억에 남았던 일은 2~3년 전에 저한테 원데이 클래스 수업을 받고 가신 분이에요. 향수 수업을 받으셨던 분이신데, 로즈 아로마를 사고 싶어 하셨는데, 그 아로마를 판매하고 있는지를 물어보시려고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잠깐의 인연이지만 저를 잊지 않고 그동안 기억해 주고 저를 그만큼 신뢰해 주고 있는 거구나 해서 굉장히 뿌듯했던 일이었어요. 핸드 메이드 공방은 직업은 노력만큼의 돈이 되지는 않아요. 근데 그런 어떤 자부심이나 이런 것들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어서 점점 더 좋아지는 거 같아요. ‘오랜 시간 사람들이 날 기억해 줄 때 할 만한 일이구나’, ‘나 제대로 살고 있구나이런 생각이 드는 거 같아요. 자존감이 떨어질 때쯤, 당신이 맞다고 말해 주는 분들을 만나면 행복하고 힘이 나요.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상업적인 브랜딩을 하지 않는 게 제 계획이에요. 지금 소공방의 모습을 오랫동안, 제 체력이 허락할 때까지 운영하고 싶어요. 사실, 코로나 시기에 브랜딩을 하려 했었죠. 수업 문의가 없는 시기여서 제품 판매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며 시간 여유가 있어 다양한 창업 관련 수업도 많이 들었어요. 제 브랜드를 사업화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백화점 입점이나 협업 추진도 했었죠. 핸드 메이드 제품인 데다가 천연 제품들에 대한 시장도 그렇게 넓지는 않아서 한계점이 많다는 걸 느끼면서도 그래도 해보겠다는 아집을 가지고 한 몇 년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잠깐 멈추고 생각을 해보니 내가 사업화되면서 포기해야 되는 그 부분이 싫어서 공방을 창업한 건데 왜 내가 또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잠깐 무언가에 살짝 홀렸나 보다 싶었어요. 그리고 23년은 잠깐 모든 걸 정리하고 쉬어 가며 생각을 정리하는 한 해였고 그것만으로도 뿌듯한 한 해였어요.

 

저는 그냥 평범한 개인 공방으로 좀 더 오래 유지하려 해요. 재료 자체에 충실한 그 공방이자, 제 공방을 찾아 주는 극소수일 그분들에게 ! 잎새의향기 천연공방은 한결같구나!’로 기억되고 싶어요.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저희 잎새의향기 천연공방은 식물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그중에서 향기라는 부분을 다루는 공간이에요. 아로마 테라피라고 하면 접근하기엔 어렵고, 비싸고 까다로운 분야로 느껴지실 텐데, 조금 더 편하고 재밌게 건강한 향기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저희 공방은 이런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어요. 첫째, 화학 성분에 지쳐 있는 피부를 가지고 있거나 아로마 테라피로 건강해 지고 싶은 분. 두 번째, 편안하게 향기 힐링을 하며 생활 공예를 취미로 즐기고, 실제로 사용하고 선물도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예쁜 공방을 찾으시는 분. 셋째, 무언가 기억에 남을 하루를 만들어 줄 수 있는 특별한 데이트나 모임 장소를 찾으시는 분. 혹은 지루한 술자리 회식 대신 단체의 결속력을 높이는 단체 수업을 고민 중이신 분. 네 번째, 보람있는 새로운 직업으로 창업을 위한 커리큘럼을 원하시는 분들이시라면 저희 공방을 찾아 주세요. 마지막으로 천연 제품들은 식물 성분들을 이용하기에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가치관이 확립되기 전의 어린아이들의 경우, 천연 제품들을 접하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어요. 또한 스스로 화학 성분을 걸러낼 수 있는 기억이 될 거 같아서 어린아이들의 취미로 천연 제품 만들기를 꼭 권해 드리고 싶어요.

  

복잡하고 어렵고 학문적이고 좋은 성분 찾아내고 그런 건 그 자체가 재미있고 행복한 제가 미리 다 해 놓을게요. 일상생활에 바쁘기도 하고 쫓기는 느낌이 있을 때 한 번쯤은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힐링 포인트를 찾으신다면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