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영어라는 외국어 학습을 통해 의사소통 기술을 발전시킬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학습의 목표와 지향점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의 연결과 소통, 학업적 성취 추구, 국제적 기회 즐기기 등 구체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면, 영어 학습의 동기가 생겨 언어 학습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참여를 통한 살아있는 영어 학습은 효과적인 의사소통 도구로서 전반적인 영어 능력 및 자신감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세계화 된 오늘날을 사는데 가치있는 기술이자 유용한 역량이 된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멜라니 잉글리쉬의 심지원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멜라니 잉글리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졸업 후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 중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노팅엄대학교 법학대학원 국제상법 석사를 따고 귀국했습니다. 이후 일반 회사에 다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일을 하고 싶어 프리랜서 통·번역 일을 했는데, 결혼 후 30대 초반의 가임기 여성으로서 재취업이 쉽지 않아 영어 교육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난임 치료와 학원 근무의 병행이 힘들어져 공부방을 창업했고, 출산 후에는 육아와 병행하기에 좋은 직업이기에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경험을 통해 제 아이의 육아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멜라니 잉글리쉬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아이가 어려서 여태까지는 소규모 공부방으로서 오프라인 수업만 진행했지만, 24년도부터 오프라인과 온라인 학습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제 수업의 핵심은 소리 내어 읽기입니다. 원어민 발음을 반복해서 들으며 외국어 음소를 인식하고, 듣고 눈으로만 보는 학습이 아닌 소리 내어 읽어 ‘시각-청각-뇌’ 인식의 삼박자로 외국어 감각을 훈련하는 것을 초점으로 합니다.
주 3회 수업 중 2회는 저와 교재 수업을 하고, 1회는 미국 카네기러닝에서 개발한 클리어 플루언시(Clear Fluency)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 듣기, 발음 교정, 유창성 읽기를 통한 문해력 향상을 목표로 가르칠 예정입니다. 미국 역시 문해력 문제가 큰 화두가 되어 미국 의회에서 이민자와 문해력이 낮은 학생들의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National Reading Panel(NRP:국립읽기위원회)를 통해 영어 읽기의 유창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취지에 맞춰 카네기멜론대학교의 인지 과학, 컴퓨터 과학, 교육 분야의 연구자들이 설립한 카네기러닝의 영어 낭독 도서관 프로그램인 ‘Clear Fluency’를 통해 NRP가 제시한 ‘반복해서 읽기’, ‘소리 내서 읽기’, ‘지도받으며 읽기 훈련’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선 아이들이 저와 수업을 통해 학습 방법을 익히고 집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유창성 읽기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또한 특허받은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발음을 교정해 주는 온라인 낭독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개별 학습자 발음은 물론 학습 기간과 책의 난이도에 따라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주는 보고서를 가지고 개별 맞춤 지도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Q. 멜라니 잉글리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는 평범하게 수능을 통해 대학에 들어갔고 운 좋게 미국인 교수님의 전공 수업을 통해 영어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또한, 제 은사님 댁에서 교환학생들과 주기적으로 각 나라 음식을 만드는 문화 교류 등 형식을 파괴한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넓은 세상을 보고 세계를 무대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파급력이 컸던지라 넓고 다양한 세상에 눈을 뜬 학생들이 많아, 저와 같이 수업 들었던 학생들 중 박사만 4~5명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도전 정신을 이어받아 저 역시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데 끊임없이 도전을 했고, 40이 넘은 지금도 지치지 않고 제 커리어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 역시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는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회사라는 조직에서 일을 시작하여 프리랜서 통역가로 다양한 산업군의 비즈니스 통역과 각종 국제 행사와 포럼을 통해 글로벌 리더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라 제 커리어의 장점을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수많은 산업군을 간접으로 경험하며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과 시대를 읽는 눈을 현장에서 체득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영어는 더 이상 잘하는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서 필수 역량이 되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부모님이 아이의 기질, 인지 발달 상태를 고려한 학습보다는 몇 세에는 뭐를 해야 하고, 중학교 입학 전에는 문법을 몇 권 떼야 하는 등의 자녀 영어 계획표를 갖고 계십니다. 이런 식의 학습을 하는 것이 과연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내 자식은 나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시행착오는 덜 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그 과정에 있어 학습 동기가 없이 바쁘게 학원만 다니는 아이들이 측은할 때도 많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공부하는 목표가 좀 더 명확하고 실체적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기술 혁신의 파도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준비된 자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목표라 생각하여 적어도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는 살아 있는 영어, 생존할 수 있는 영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내신, 성인 영어를 다 가르쳐 보고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원 자격증 공부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학습자의 나이와 인지 발달에 따라 외국어 학습 방법이 달라야 하고, 어린이 영어에 있어서 영어는 재밌고 즐거워서 자신도 모르게 영어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따라서 저는 놀이식이니, 학습식이니, 파닉스를 몇 번 뗐니, 리딩을 몇 단계를 했니가 아니라 아이가 노래 부르고, 게임하고, 책 읽으면서 영어를 듣고, 말하고, 이해하고 더 나아가 영어 어순을 이해하여 쓰기로 이어지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공부해서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영어를 통해 아이가 영어를 재밌어서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실력이 늘었구나 깨달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코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이런 유창성 훈련을 통해 1년에 두 번 정도 낭독회를 열 생각입니다. 단지 내 커뮤니티 센터를 대관하여 다 같이 낭독회를 통해 자신의 실력도 발휘하고, 가족들이 다 같이 축하해 주고, 같이 공부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도 먹고 사진도 찍으면서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24년도의 목표입니다. 하루에 단어 20개씩 외우고, 통과할 때까지 남아서 재시험 보며 익히는 영어와 그저 이야기에 빠져들어 책을 읽다 보니 단어도 깨치고, 가족들 친구들 앞에서 다 같이 파티하며 즐기며 배운 영어는 그 질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발달 단계, 개인차, 인성과 정서를 중요시하는 선생님의 교육관도 아이의 경험은 물론 미래를 디자인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교수님처럼 저 또한 누군가의 미래 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 멜라니 잉글리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전 영어를 못해요”라고 스스로 생각하던 아이들이 영어가 즐겁고 재밌다고 얘기할 때 제일 좋습니다.
어린아이들일수록 동물적인 서열에 민감합니다.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아서 가끔은 잘하는 친구들 앞에서 날개를 펴기도 전에 주눅이 들어 주저앉으려는 아이들을 해마다, 매 학년, 매 클래스에서 봅니다. 왜 이런 일이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아이가 영어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진 경우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적어도 제 수업에서는 경쟁하려고 공부하는 것이 아닌데 스스로 자기들의 서열을 만들어, “누군 잘하는데 나는 못해”, “내가 그래도 얘보다 잘하죠?”, “문제 다 맞았으니까 100점이죠?”, “1개 틀렸으니까 백 점은 아니니까 잘 못 한 거죠?”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말을 들으면 도대체 이 아이들이 어떤 공부를 해 온 것일까 안쓰럽습니다. 왜 즐길 수가 없는 걸까요? 왜 아이들이 결과에만 반응하고 자기 자신을 서열화하는 것일까요? 아마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답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부모님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적어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서열을 매기지 않는 수업을 지향하기에 더 이상 아이들이 자신을 프레임화하는 것을 멈췄으면 좋겠습니다. “쟤는 미국 사람이에요? 왜 저렇게 영어를 잘 읽어요?”, “전 언제쯤 영어를 잘 읽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던 1학년 친구가 수업에 갔다 온 후 두 번, 세 번 책을 읽는다는 이야기, 아이가 아빠 오면 오늘 배운 것을 읽어 주겠다고 큰 소리로 낭독한다는 학부모 피드백을 들으면 정말 무척이나 뿌듯합니다. 그냥 내용이 재밌어서 집에 가서 한 번 더 책을 읽고, 목소리 크게 해서 선생님께 칭찬받았다고 엄마, 아빠 앞에서 한 번 더 읽고, 글씨 예쁘게 썼다고 칭찬받아서 집에서 한 번씩 더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말을 들으면 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워야 오래갈 수 있거든요. 특히나 대한민국의 입시 문화는 때가 되면 어쩔 수 없이 힘든 공부 싸움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래도 유년 시절에 영어 배우는 게 즐거운 기억으로 있으면 나중에 버티는 힘이 돼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영어 학습의 목표를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학습 방법과 전략이 달라집니다. 저는 다양한 영어 콘텐츠 활용을 통해 의사소통으로서의 영어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즐기는 자를 당하는 자 없다고, 영어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낀다면 아이는 스스로 공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낭독회를 통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파티를 열고 싶고, 그 커뮤니티 안에서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유년기를 선물해 주고 싶습니다. 또한, 제 티칭 경력을 토대로 제 아들같이 더 어린아이들이 영어를 어떻게 접할 것이고 어떠한 방향성을 향해 달려야 할지에 대한 학부모 교육도 하고 싶습니다. 멜라니 잉글리쉬 공부방을 통한 오프라인 공부와 인스타그램(melanieenglish_gimpo)을 통한 멜라니 유니버스로 영어 교육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덧붙여 현재 저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원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제야 한글 공부를 제대로 하게 되는데, 영어라는 외국어도 중요하지만 사실 한국어라는 모국어의 중요성은 영어보다 크면 크지 작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어, 한국어를 떠나서 언어 공부의 본질을 통해 요새 화두가 되는 소통 능력, 표현력, 문해력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독서 습관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고, 독서와 언어 능력과의 상관관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경험을 바탕으로 인지 발달에 관한 공부도 하고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목표로는 어린이 영어를 가르치고, 성인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쌓인 데이터를 통해 언어 능력과 인지 발달에 관한 공부를 더 하여 언어 학습에 있어 전문가가 되는 것이 향후 10년의 목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많은 관심을 주시고, 아이의 기질과 특성을 파악하시고, 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많은 지지와 격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유년 시절을 어떠한 기억과 추억으로 채워 줄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코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더모스트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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